한화솔루션, 獨 법인 활용 PRS로 5000억원 조달…해외 태양광 자금지원 지속
입력 25.05.21 15:55
차입 늘리기 어려운 때 해외 태양광 자금 수요는 지속
5000억 PRS 협의 시작…익스포져 부담에도 IB들 관심
  • 한화솔루션이 유럽 신재생에너지 법인 지분을 활용해 5000억원을 조달한다. 업황 부진으로 자금난에 빠진 현지 자회사를 지원하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국내 증권사들과 총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5000억원 조달을 협의하고 있다. 대상 주식은 본사와 독일 신재생에너지 자회사(Q Energy Solution) 지분 일부다. 계약 조건을 특정하기 이른 시점이나 한화솔루션이 3년 후 해당 지분을 되사오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효율적인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본사와 유럽법인을 대상으로 PRS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PRS는 발행사가 금융기관(FI)에 주식과 같은 기초자산을 넘기되 변동성을 직접 부담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지불하는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이자 대신 수수료를 지급하는 주식담보대출과 비슷하지만 형식적으로는 지분 매각 방식의 유동화다. 이 때문에 계약 조건에 따라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지 않을 수 있다.  

    해외 현지 사업장에 계속해서 현금이 필요한데 회사도 더 이상 차입을 늘리기 힘든 상태라 PRS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년 해외 태양광 사업에 조 단위 투자를 집중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왔다. 1분기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약 11조7000억원까지 불어나며 부채비율 200%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 올해까진 설비투자(CAPEX)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 외 미국 신재생에너지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한화솔루션의 계열사 채무보증금액도 자기자본의 65%까지 늘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용 태양광 사업이 수익성을 갖추고 있어도 모듈 제조·판매나 개발자산 매각 등 사업은 계속 적자다. 업계 공통이라 예외가 없다"라며 "작년 하반기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태양광 제품 가격이 역사적 저점을 찍었기 때문에 올해까진 현지 사업장에 돈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일감이 필요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읽힌다. 올 들어 자본시장에서 한화의 존재감이 크게 커진 상황이지만 기존 한화솔루션 익스포져가 적지 않아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1분기를 기점으로 한화솔루션 실적이 급반등하긴 했으나 회사의 금융비용 지불 능력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작년 이자비용만 약 6000억원이었는데 올 들어 차입은 더 늘어나고 있다. 통상 FI들은 회사 신용도를 기반으로 PRS에 투자하는데, 사정이 좋지 못할 때 택하는 방식인 만큼 수수료율은 5%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솔루션 신용도가 거래의 핵심이라 사실상 대출 성격이 짙은데, 그동안 신종자본증권 등도 많이 찍어서 금융권 익스포져 부담이 있다"라며 "시장에서 입지가 점점 커지고 있는 한화그룹 거래다 보니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