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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로펌들이 국방·방산 전문팀을 강화하고 있다. 방산업이 국가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며 로펌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산업 규모가 커지며 분쟁 유형도 다양해진 데다, 내수 중심이던 사업이 해외로 확대되며 법률 검토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로펌 간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하다.
방위산업이 단순한 무기 생산을 넘어 외교, 안보, 경제가 얽힌 전략 산업으로 떠올랐다. 올해 방산 빅4의 누적 수주잔고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외연이 넓어지며 법률 자문 수요도 다변화되고 있다. 국내 업체와 방사청 간 계약 분쟁에 대응하는 사후적 역할에서 국가 간 수출 계약에 필요한 선제적 법률 자문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특히 방산 수출은 계약 구조가 복잡하고 국제 조약, 수출입 규제 등 여러 법률 이슈가 얽혀 있어 로펌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과거 해외 수출 계약에서 현지 법제에 익숙한 외국계 로펌을 주로 활용해왔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국내 로펌을 찾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계 로펌은 한국 정부나 방사청과 직접 소통하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국내 업체를 대신해 외국 정부와 협상에 나설 경우 로열티 등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서다. 외국계 로펌과 국내 로펌이 협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로펌들은 발 빠르게 조직 정비에 나섰다. 화우는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를 직접 방문해 현지 로펌들과 협력관계를 확립했으며 우크라이나 방문도 예정돼 있다. 율촌은 올해 3월 국내 첫 '해외방산팀'을 출범시켰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예전에는 국내 방산 조달에 한정해 법률검토가 이뤄지다 보니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해외수출 시장이 열리다 보니 분쟁 범위도 다양해지고 새로운 법률 검토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조선·방산 분야에서는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이 열리면서 복잡한 법 체계와 엄격한 요구사항을 고려할 때 관련 법률 자문 수요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로펌의 방위산업 전문 변호사는 "방산업체들이 해외투자를 진행할 때 직접 투자할지, JV형태로 할지, 에이전트 계약을 맺을지 등에 대한 자문이 많이 들어온다"며 "최근에는 대형 업체뿐 아니라 중소형 방산기업들도 해외 진출을 추진하면서 법률 자문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펌들의 인재 영입도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해 방위사업청 출신 김성진 변호사를, 올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에서 실무를 경험한 박형기 변호사를 영입했다. 율촌은 2023년 국방부 출신 송광석 변호사를 영입한 데 이어 방사청 출신인 나욱진 변호사를, 올해는 김난형 변호사까지 합류시켰다.
태평양은 지난해 방사청 출신 이창호·심규찬 고문과 최다미 변호사를 영입했다. 광장은 손광익, 이인수 변호사와 송왕근 전문위원을 합류시켜 해양 방산 자문 인력을 강화했고, 화우는 지난해 최종문 고문 영입에 이어 올해 방산안보 단장을 지낸 조용태 고문을 새로 영입했다.
로펌에서 방사청이나 방산업체 출신 변호사를 선호하는 건 업체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나 요구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어서다. 국방부 근무 경험이 있는 경우 무기 구매 시 중시되는 요소를 파악할 수 있고, 방산업체 출신은 실무 부서의 질의 방식이나 법률 검토 요청 절차, 내부 보고 체계까지 숙지하고 있어 자문 과정이 훨씬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관련 세미나도 늘고 있다. 율촌은 'K-방산 브리프'를 통해 방위산업 육성 방안을, 세종은 부정당업자 제재 및 예가율 이슈를 다뤘고, 태평양도 방산 관련 세미나를 연중 계획 중이다. 세미나를 통해 고객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방산업계 역시 로펌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외부의 법률 검토 없이 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는 문구 하나가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외부 법률 자문을 사전적으로 받고 있다"며 "사내 변호사가 먼저 검토한 뒤, 보다 정밀한 검토나 보완을 로펌에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로펌들 ‘국방·방산팀’ 강화
업계 출신 인재 영입 활발
해외 로펌과 협력 움직임도
업계 출신 인재 영입 활발
해외 로펌과 협력 움직임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5월 3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