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그룹주 상승세…李의 '디지털 혁신' 공약에 훈풍타나
입력 25.06.09 14:05
李, AI에 100조 투자…수혜주로 카카오 주목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에 카카오페이 상한가
비은행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할지 관건
  •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모두 상승세다. 이재명 정부가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확대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이들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한 다른 그룹주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지고 있는 '허니문 랠리'에 올라탔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후 1시 45분 기준 직전 거래일 대비 14.00% 오른 5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의 핀테크 그룹사 카카오페이는 같은 시간 직전 거래일 대비 29.92% 오른 4만950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카카오페이 외 다른 그룹주도 주가가 동반 상승세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각각 19.38%, 6.67% 오르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새 정부의 디지털 혁신 정책이 카카오와 그룹주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이라는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 정책실 산하에 AI미래기획수석을 신설했다. 이 대통령이 AI 산업 육성을 핵심 과제로 꼽은 만큼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데 AI 관련 기업이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AI 기술 중심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문어발' 이미지를 벗고 AI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카카오와 계열사들도 새 정부의 AI 산업 육성 의지에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새 정부가 구체적인 AI 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진 않은 만큼 향후 발표될 정책의 세부적인 내용이 카카오그룹 성장에 도움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의 AI 기술 수준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도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앞서 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했지만,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하면 기술 격차가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카나나의 완성도에 대해 높은 평가를 주진 않았다"라며 "기업이 경쟁력 있는 AI 서비스를 출시하고, 수익화와 관련한 비전을 제시해야 기업 가치를 반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페이는 새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감에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생활금융 플랫폼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페이가 주력 사업인 결제와 송금, 투자 등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공한다면, 자금을 빠르게 회전시키거나 수수료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상자산 투자 업계에 몸담았던 김용범 신임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주장한 점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김 신임 실장은 핀테크 업체 등 비은행에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열어둬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대통령 또한 후보 시절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한국은행이 통화 정책의 유효성이 저해된다는 이유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정책의 향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한국은행은 은행에 한정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거래할 수 있어 자본 규제 회피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허니문 랠리는 카카오를 포함해 전반적인 주가 상승 재료가 됐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이날 코스피도 직전 거래일 대비 1.05% 오른 2841.56포인트에, 코스닥지수는 0.40% 오른 759.27포인트에 개장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6만전자에 도달했고, SK하이닉스는 나란히 주가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