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포화 맞은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완주할 수 있을까
입력 2026.04.06 07:00

주가 급락에 정치권, 주주 연대 움직임까지

'철회'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일단 강행 분위기

금감원 문턱 넘을지가 최대 관건

규모 줄여 3자배정 가능성도 유효

高유가 지속에 새로운 국면 평가도

  •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솔루션의 갑작스런 유상증자 발표에 투자자들은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주가는 급락했고, 증권사에선 이례적으로 매도 리포트까지 내놨다. 김동관 부회장과 경영진들은 수십억원 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각에선 여론의 악화로 '유증 철회' 가능성까지 거론됐었다.

    한화솔루션의 재무상태를 고려하면 대규모 유증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금융당국이 이 계획을 오롯이 인정할지는 지켜봐야 할 거란 평가가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1일 금융감독원과 유상증자와 관려한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간담회는 회사가 유증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금융당국의 명확한 스탠스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계획된 2조4000억원의 증자 대금 가운데 1조5000억원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대출 등 채무 상환에 쓰일 계획이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약 36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약 140%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96%까지 치솟았다. 순차입금은 약 12조6000억원이다. 주력인 태양광 사업의 부진에 화학 업황 침체까지 더해졌다. 이에 2024년부터 적자전환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1조6000억원어치의 자산을 매각하고 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지만 부채비율을 비롯한 재무지표엔 여전히 경고등이 켜져있다.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사실상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 그중에서도 주주들을 동원한 유상증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채와 발행과 대출을 늘리는 방안은 부채 비율을 높이는 효과를 낳기 때문에 선택이 어렵다. 영구채 발행 역시 최근 전례가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선 시기의 문제였을뿐 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이였단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 이후 기습적으로 증자를 발표한 것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크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증자 외에 딱히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여론이 악화한다고해서 회사가 유증을 철회하는 극단적인 방안을 선택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회사가 유증 강행을 결정할 경우, 가장 큰 관문은 역시 금감원의 심사 통과다. 과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 과정에서도 금감원이 두차례나 증권신고서를 반려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단번에 금감원 심사를 통과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금감원은 한화솔루션을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해 증자 계획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으로 전해진다.

    한화에어로 증자 과정과 같이, 규모를 줄이고 제 3자 유상증자 조달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선회하는 방안도 유효하단 평가다. 지난해 한화에어로는 한화오션 지분 매입 직후 3조6000억원의 유증을 추진했지만, 추후에 주주배정 증자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줄어든 1조3000억원을 제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조달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그룹 내에서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계열사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지주회사 구조를 갖춘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를 고려하면,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가 한화솔루션의 지분을 보유하긴 어렵다.

    오너회사인 한화에너지의 경우엔 우회적인 지원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너 일가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등 주주구성도 단순해 빠른 의사 결정도 가능하단 평가다.

    유상증자 계획이 금감원에서 제동이 걸릴 경우엔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현재 ㈜한화는 인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방산·우주항공·조선해양·에너지·케미칼·금융 부문이 포함된 지주와 반도체·로봇·유통 등을 관할하는 신설 지주(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분할을 추진중이다. 오는 6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고, 7월1일 분할해 7월24일 신규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예정된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납입일은 ㈜한화의 분할기일 하루 전인 6월30일이다. 

    한화솔루션 지분 36%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 ㈜한화는 이번 유상증자에 8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약 1300억원(개별 재무제표 기준)에 불과한 ㈜한화가 증자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인적분할을 앞둔 상황에서 ㈜한화가 유상증자를 단행해 지분을 희석하거나, 차입을 통한 부채를 늘리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갑작스런 자회사 유증으로 인한 ㈜한화의 자금 유출,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인한 한화솔루션 증자 일정의 변경 가능성이 인적분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진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한화솔루션이 증자를 발표했을 시점보다, 최근 대외 변수들이 다소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단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사태와 같은 충격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과 에너지 믹스를 강조했는데, 그 이후 한화솔루션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 연출됐다. 여기에 고유가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면서 오히려 한화솔루션의 마진율 개선과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회사의 예상대로 1분기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흑자로 돌아선다면 기존의 우려와 달리 이번 유증이 깜짝(?)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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