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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금융감독원장 인선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파장을 일으킨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조기상환 미이행 사태가 새 금감원장 취임으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콜옵션 이행을 둘러싼 갈등 배경에 금감원과의 불편한 관계가 있었다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새 수장이 오면 국면 전환이 가능하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금감원장 인선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전 정부에서 금감원이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서는 등 존재감을 키운 만큼, 후임자 인선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금융위원장보다 먼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관심을 끄는 요소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욱 전 의원,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거론된다. 김병욱 전 의원은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금융·자본시장위원장을 맡았던 핵심 인사로, 금융위원장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홍성국 전 의원은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다.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히며 역시 금융위원장 후보로도 언급된다. 김은경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첫 여성 금감원 부원장을 지낸 인물로, 최근 금감원 기능을 소비자 보호와 감독 전담 기구로 이원화하는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차기 금감원장이 누구냐에 따라 자본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예고한 상태로, 시장에선 금감원의 권한이 오히려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위가 맡고 있는 금융정책 기능은 기재부로, 감독 집행 기능은 금감원으로 이관하고 금융위는 해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IB업계가 주목하는 사안은 롯데손보 사태의 향방이다. 롯데손보는 지난달 7일, 만기가 도래한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조기 상환을 미루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이 그간 ‘불문율’처럼 여겨졌던 만큼, 이번 사태가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고 향후 자금조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롯데손보는 콜옵션 행사를 추진했지만, 금감원이 제동을 걸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조기 상환 이후 지급여력비율(K-ICS)이 150% 미만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감독규정상 상환이 불가하다고 설명한다. 이에 롯데손보는 조기 상환 행사 직후 후순위채를 재발행해 킥스 비율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금감원에 비조치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이 역시 반려됐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의 배경에 금감원과의 갈등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 2월 금감원이 보험사에 ‘원칙모형’ 적용을 권고한 반면, 롯데손보는 자사에 유리한 ‘예외모형’을 선택하면서 신경전이 촉발됐고, 이복현 당시 금감원장과의 관계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5월 콜옵션 이슈 당시에도 금감원이 규정 준수 여부를 더욱 엄격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롯데손보는 금감원 출신 인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대관에 공을 들여왔지만, 상황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현재 사외이사와 최고감사책임자 등 3명이 금감원 출신 인사다. 그럼에도 콜옵션 관련 문제 해결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새 금감원장에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존 금감원과의 ‘감정적 갈등’으로 인해 조기상환이 막혔다고 보는 만큼, 새로운 리더십 아래 관계 개선과 함께 후순위채 조기상환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선 금감원장이 바뀌면 하반기엔 롯데손보가 후순위채에 대한 조기상환을 행사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반대 시각도 존재한다. 오히려 롯데손보가 신임 금감원장의 첫 ‘경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경영실태평가에서 자본적정성 부문에서 취약등급을 받아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됐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필요한 조치들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장, 금감원장 인선 촉각…금융감독 기조 바뀔까
콜옵션 제동에 흔들린 롯데손보…금감원과 불편한 관계 주목
후임 원장과의 관계 개선 기대…JKL, 조기상환 재시동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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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6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