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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 내부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그룹 차원의 조직 기강 재정비까지 겹치면서 전방위적인 변화 압박이 감지된다. 특히 여름 휴가 시즌 이후 인사평가 시즌이 본격화되는 만큼, 일선 조직의 긴장도는 정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가장 주목되는 곳은 신한카드다. 한때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던 신한카드는 지난해 삼성카드에 선두 자리를 내준 이후 실적 개선과 체질 개편 필요성이 부각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현재의 ‘4그룹-20본부-81팀’ 체제를 축소·개편하는 시나리오가 그룹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으로는 일부 본부 또는 팀 단위를 통합해 중간관리자 수를 줄이고, 팀장 직책 수를 축소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부 인력 감축이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5월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될 거란 소문이 신한카드 안팎에 돌기도 했다.
구조조정 움직임은 비단 카드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지속적인 조직 슬림화를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희망퇴직 신청자는 541명으로, 전년 동기(264명)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실적 악화에 따른 수세적 조치라기보다, 디지털 중심의 점포 재편과 업무 자동화 확산에 따른 ‘미래형 조직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그룹 차원에서의 ‘기강 재정비’도 전사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본점은 올해 초부터 ‘ON(溫) 타임’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점심시간을 정오부터 오후 1시로 엄격히 제한하고, 업무 시간 중 외부 이동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등 내부 통제와 근무 태도에 대한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캠페인 명칭은 ‘따뜻한 휴식’을 의미하지만, 실무진 사이에서는 사실상 ‘통제 강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여의도 증권가 관계자는 “과거에는 점심시간에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였던 부장급들도 이제는 식사 후 곧바로 사무실로 복귀하는 분위기”라며 “여의도 특유의 자율적 문화가 최근에는 눈에 띄게 경직돼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영업직군 직원들은 식사 대신 샐러드나 간단한 간편식을 선택하며 점심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 들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내 연말 인사평가는 통상 3분기 실적과 평가 피드백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만큼, 지금부터의 조직 운영과 개인 성과가 중대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정치권에서 인사 교체가 본격화되면서, 금융권 고위직 인사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일부 계열사 CEO들은 전 정권 인사라는 이미지로 부담을 느끼며 물밑 기류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이 같은 변화는 단기적 성과보다는 중장기 체질 개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선 직원 입장에서는 ‘성과 압박’과 ‘조직 기강 강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는 시즌이 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 내부에선 실적 중심 경영과 조직 효율화가 동시에 요구되는 분위기”라며 “지금까지는 자율과 유연성이 강조됐다면, 올해는 철저한 통제와 인사관리 강화로 기조가 바뀐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슬림화 예고…계열사 전반 인력구조 재편 움직임
정권 교체기, 인사 평가 시점과 맞물리며
행여 꼬투리 잡힐까봐 직원들 긴장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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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6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