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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자산 규모가 감소하며 철수 가능성까지도 거론됐던 SC제일은행이 지난해 말부터 소매금융 부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확대 자제를 재차 당부하면서, SC제일은행의 공격적인 자산 확대 전략과 엇박자가 나는 모양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박충현 부원장보 주재로 전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가계대출 간담회를 열고 대출을 조여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당국은 특히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에 경고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눈치를 보면서 가계대출 확대에 소극적일 때 기존에 제출했던 연간 관리목표를 상반기만에 훌쩍 뛰어넘는 증가세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SC제일은행 측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던 자산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소매금융을 늘리는 과정에서 가계대출이 불가피하게 늘어났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SC제일은행의 여신규모는 지난 2021년 이후부터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 왔다. 지난 2021년 말 50조6000억원이었던 여신규모는 2022년 말 49조9000억원, 2023년 말 42조2000억원, 지난해 말 40조2000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여신규모 감소에 따른 수익성 관리를 위해 수신규모 또한 줄어들어 왔다. 지난 2021년 말 62조3000억원이었던 수신규모는 매년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 45조7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자산규모가 이례적으로 줄어들면서 업계에서는 SC제일은행이 국내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도 나왔다. 일부 신용평가사에서는 이와 관련한 시장지위 및 수익성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등급 변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 철수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3년 대환대출 제도가 도입되면서 시중은행들의 금리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금리 경쟁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채택하면서 여신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 이후부터는 자산 성장에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내리막길을 걷던 여신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가계여신이 빠르게 늘어난 모습이다. SC제일은행 가계여신 잔액은 지난해 9월 23조4640억원에서 지난해 말 25조5600억원으로 늘어났다.
SC제일은행의 가계여신 잔액은 올해 1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5.80%(1조4840억원) 늘어나면서 27조44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이어지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거나, 1% 내외로 소폭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같은 가계여신 증가 추세는 2분기에도 지속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스트레스 DSR 3단계 적용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늘어난 데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상승 기대심리가 겹치면서 2분기 들어 은행권 전반의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보다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대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C제일은행의 경우 연내 목표로 설정했던 가계대출 총량을 이미 소진한 데다 금융당국의 집중 관리 대상이 되면서, 향후 가계대출 잔액 확대에도 사실상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신규대출과 관련해서 주담대 대출기간을 최대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고, 영업점장 대출 우대금리 또한 0.25%포인트 축소하면서 금리와 대출기간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3년동안 SC제일은행의 자산규모가 줄어들어 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은행의 상황을 모두 고려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신규 뿐만 아니라 상환분도 있기 때문에 관리가 가능할 걸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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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6월 1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