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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심업무지구(CBD)의 핵심 오피스 빌딩인 ‘서울스퀘어’가 매물로 나왔다. 1조원대의 매각가가 거론되는 대형 딜이지만, 대기업 이탈로 인한 높은 공실률과 공급과잉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스퀘어가 최근 매각 주관사로 JLL코리아와 세빌스코리아를 선정했다. 지난 2019년 ARA코리아자산운용이 NH투자증권과 함께 9882억원에 이 건물을 인수했다. 내년 2월 펀드 만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매각에 나선 상태다.
시장에서는 최근 서울 CBD 프라임 오피스 거래 단가가 3.3㎡당 약 3500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서울스퀘어의 예상 매각가가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 임대율은 81.8%로, 공실률이 약 20%에 달해 매각 여건은 녹록지 않다. CBD지역 자연공실률(정상적인 임대 및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공실률)이 5%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11번가가 지난해 9월 서울스퀘어를 떠나면서 대규모 공실이 발생했고 위워크가 이탈한 영향도 적지 않은 까닭이다.
서울스퀘어가 위치한 CBD(중심업무지구)는 최근 몇 년간 뚜렷한 대기업 이탈 흐름을 겪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머터리얼즈, SK스페셜티 등 SK그룹 계열사들이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의 재계약을 포기한 데 이어, 오랜 기간 서대문에 본사를 뒀던 DL그룹도 마곡으로 이전을 추진했다. 이처럼 다수의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체 입지를 물색하면서, 기존 프라임 오피스 자산의 공실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울러 향후 대규모 오피스 신규 공급이 예고되면서 공실률 상승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이는 자산가치 하락과 맞물리며 매각가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서울에 약 77만 평 규모의 신규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으며, 이는 과거 연평균 공급량의 1.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젠스타메이트는 "입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면, 2029년까지 서울 전체 오피스 공실률이 최소 14%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스퀘어는 매각가가 1조 원 이상으로 거론되며, 이를 위해 약 4000억원가량의 에쿼티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운용사로선 시장에서 자금을 모아야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할 것으로 예상돼 자금 유치에 난관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기관투자자(LP)들 사이에선 CBD 오피스 매물에 대한 회피 기류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거래 규모가 상당한 만큼, 에쿼티 자금을 시장에서 실제로 조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최근 LP들 사이에서는 ‘폭풍전야’라는 말이 돌고 있으며, 운용사들 중 블라인드 펀드를 이미 조성해둔 곳도 많지 않아 투자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톡톡
11번가 이탈 등 여파에 서울스퀘어 공실률 20% 육박
CBD 대기업 엑소더스 속 공급 폭탄 예고…시장 분위기 냉랭
1조 매각가 거론되지만 에쿼티 조달 난항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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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6월 1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