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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두 번째 교환사채(EB) 발행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EB 발행도 지난 발행과 마찬가지로 HD현대중공업 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HD현대는 "EB 발행을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활용을 통한 재원 마련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설명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28일 60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다. 해외 조선소 투자와 미래 성장 사업을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이었다. HD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 HD현대중공업 주식 1.9%를 교환 대상으로 했다. 작년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HD현대중공업 지분율은 75.02%다.
HD현대중공업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도 EB 발행에 유리할 거란 전망이다. 25일 주가는 43만7000원으로 지난 EB 발행을 공시했던 2월25일(30만8000원)보다 41.9% 올랐다.
상장 후 최고가를 경신 중인 HD현대중공업의 주가 흐름을 고려하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EB도 이자율이 0%가 될 거란 전망인데, 이는 사실상 지분매각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가 이자율 0% EB에 투자하는 건 향후 주식 전환을 통해 시세차익을 누리려는 목적 때문이다.
상법 개정 전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EB 발행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현재 EB를 포함한 회사채 발행은 이사회 통과만으로 결정이 가능한 사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4일까지 상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EB 발행 여부를 검토하며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기업들은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제도 도입 등을 앞두고 EB 발행을 늘리고 있다. 일부 기업은 새 정부의 정책 기조와 궤를 달리하는 행보로 비칠 것을 우려해 EB 발행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EB를 발행하기도 안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2021년 HD현대중공업 상장 당시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을 받은 HD한국조선해양은 EB 발행 결정을 앞두고 고민이 클 것"이라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추가적인 EB 발행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추가 EB 발행 전망은 조선업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고가 경신 HD현대중공업…발행 환경 유리
상법 개정 전 유동성 확보 목적이라는 시각도
주주 친화 정책 내세우는 새 정부에 고민
HD한국조선해양 “추가 EB 발행 검토 안해”
상법 개정 전 유동성 확보 목적이라는 시각도
주주 친화 정책 내세우는 새 정부에 고민
HD한국조선해양 “추가 EB 발행 검토 안해”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6월 25일 16:3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