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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兆) 단위 '빅딜'로 기대되는 DIG에어가스 매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마지막 눈치싸움이 진행 중이다. 숏리스트 후보 중 전략적 투자자(SI)인 프랑스 산업가스 업체 에어리퀴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데, 매도자 측의 높은 몸값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DIG에어가스 매도자 측은 6일 예비실사를 진행한 숏리스트 후보들로부터 최종 가격 입찰(비딩)을 받는다. 매도자 측과 원매자 측의 가격 눈높이가 맞으면, 이르면 이달 내로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6월 DIG에어가스의 매도자인 맥쿼리자산운용은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JP모건을 통해 에어리퀴드와 브룩필드자산운용 등을 적격 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앞서 예비입찰에는 KKR, 블랙스톤, 브룩필드, 스톤피크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참여했다.
후보들 가운데 DIG에어가스의 원래 주인(당시 대성산업가스)이었던 프랑스 글로벌 가스 기업이 인수 의지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도이치뱅크, 법무법인 광장 등이 자문사로 인수 작업을 돕고 있다. 최근 에어리퀴드의 한국 시장 진출 의지가 높아, M&A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어리퀴드는 그동안 국내 산업가스 시장 진출을 시도해왔다. 2023년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전에도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거래의 성사는 결국 원매자들이 매도자 측의 가격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리퀴드가 예비입찰에서 제안한 가격이 맥쿼리자산운용이 DIG에어가스 희망 가격으로 제시한 5조 원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금액은 DIG에어가스의 작년 추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 2500억 원에 약 20배 수준의 멀티플을 적용한 것이다.
한편, 동종 업체인 에어퍼스트 매각 거래가 DIG에어가스 거래 이후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물론 2023년 소수지분이 매각되며 1차 회수가 진행됐기 때문에, 당장 딜이 나오기는 이르다는 시선도 많다. 다만 에어리퀴드 등 투자자들이 곡내 시장에서 해당 자산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 추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에어퍼스트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30% 지분을 보유한 블랙록과의 관계 정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IMM PE는 2019년 에어퍼스트 지분 100%를 1조4000억 원에 인수했고, 2023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자산운용에 30%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에어퍼스트의 기업가치는 3조7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전년도 EBITDA의 25배를 인정받은 수치인데, 당시에는 고객사인 삼성전자 평택 공장 두 곳의 증설 계획이 있었고 이에 따른 매출 증대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었다.
DIG에어가스와 에어퍼스트 모두 산업용 가스 업체지만, 자산 매력도는 에어퍼스트가 다소 앞선다는 분석도 있다. DIG에어가스는 석유화학 고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현재 석유화학업계는 주요 기업 간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 중이라 시설 증설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에어퍼스트는 반도체·석유화학·철강 제품 생산에 필요한 산업용 가스를 제조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LG화학 등이 주요 거래처다.
DIG에어가스의 또 다른 원매자인 브룩필드와 스톤피크 등 인프라 전문 PEF 운용사들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5조 원대 몸값이 거론되는 만큼, FI들은 높은 가격에 ‘베팅’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지막 변수 조율이 남은 가운데 금융사들도 거래 성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어리퀴드는 현금성 자산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거래가 진행되면 국내 금융사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브룩필드 등 FI 원매자들은 이미 다수의 금융사와 인수를 위한 인수금융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DIG에어가스와 같은 매물은 결국 '돌고 도는' 매물로 볼 수 있는데, PEF 운용사 등 FI가 매수하게 되면, 추후 회수를 위해 결국 에어리퀴드 같은 SI에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리퀴드 유력 거론…몸값 눈높이 맞출까
PEF 등 FI, 회수 고려하면 '베팅' 쉽지 않아
PEF 등 FI, 회수 고려하면 '베팅' 쉽지 않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8월 05일 11:5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