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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이 오는 29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이해관계자들을 불러 모은다. 어떤 방식이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구조조정 전문가들의 진단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어떤 회생계획안을 제출할지, 법원이 제출기한을 연장해 한번 더 기회를 부여해 줄지 관심이 모인다.
인수자로 거론되던 농협도 연신 어려움을 표한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로 위기를 맞이한 쿠팡이 새로운 인수후보자로 떠올랐지만 현실성은 낮다는 평이 나온다. 연일 닥치는 조사 대응에 바빠 인수를 위한 논의를 하기에도 벅차다는 시각이다.
지난 3월 4일 기업회생 신청 이후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해온 홈플러스는 인수의향자를 찾지 못해 수차례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을 연장해왔다. 앞서 10월 31일 예비입찰에서 핀테크 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임대·개발업체 스노마드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함에 따라 회생계획안 제출기한도 12월 29일로 재차 연장됐으나, 11월 26일까지 진행된 본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공개매각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12월 한 달은 홈플러스가 다시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동시에, 어려운 현 상황을 감안한 향후 방향성을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에 오는 29일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을 앞두고, 법원은 24일 홈플러스 이해관계자들을 모아 협의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채무자인 홈플러스와 그의 관리인, 매각주관사, 주요 채권단, 노조, 국회 정무위 간사 등이 참석할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채권단협의회는 채무자 회사가 채권단에게 향후 절차 진행 방식을 보고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이해관계자가 광범위하다보니 노조와 정치권 등도 참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홈플러스와 삼일회계법인 측은 향후 절차와 방향성, 현재의 어려운 상황 등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 측이 폐점 등 일부 구조조정 내용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이해관계자들이 받아들여줄지, 이를 바탕으로 법원이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을 다시 한번 연장해줄지 관심이 모인다.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인수자를 찾겠다는 기존의 방식으로 회생계획안을 연장하는 것은 더이상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빠르게 회생에 들어간 만큼, 바로 저수익 점포 정리 등 구조조정을 병행했어야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는데 '타이밍'을 놓쳐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에 이번 회생계획안에는 점포 정리 등 그동안 보류했던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시각이다.
대형로펌 회생·도산팀의 한 변호사는 "법원에 들어가면서 돈 못 버는 점포를 정리하는 작업을 제일 먼저 해야했는데 여론에 밀려 실기했다"면서 "이제와서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더라도 처음 계획보다는 나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금이라도 할 수 있으면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 역시 "법원이 연장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 같아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수익성이 나쁜 곳은 정리하고, 익스프레스 등 원매자가 있을 곳은 분리 매각하는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회생법원이 부여하는 회생절차 기간은 일반적으로 1년, 법원의 허가가 있을 경우에는 최대 1년 6개월까지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홈플러스는 최대 2026년 9월까지 회생을 끌고갈 수 있지만, 직원 임금도 나눠 지급하는 등 현재 급격히 말라가는 유동성을 고려하면 언제까지 법원이 시간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이다. 최근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 등은 1년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회생절차를 종료하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상태로는 진일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수세에 몰린 쿠팡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앞서 민주당의 홈플러스 TF도 잠재적 인수자로 쿠팡과 접촉했었지만, 쿠팡은 오프라인 진출 의지가 크지 않고 현재의 자체 물류센터로도 충분하다는 점을 들어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말 정보유출 사태를 시작으로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 정치권의 연석 청문회 등 쿠팡의 국내 사업 여건이 악화하자, 애물단지로 전락한 홈플러스를 쿠팡이 인수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부정적인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고려해볼만 한 사안이지만, 현재 쿠팡이 동시다발적으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어 이슈 대응에 급급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 논의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이 나온다.
홈플러스 이해관계자 모여 24일 협의회 진행
향후 방향성 논의 및 협조 요청 이어질 것으로 보여
법원, 협의회 결과 바탕으로 회생계획안 연장 여부 등 결정 전망
향후 방향성 논의 및 협조 요청 이어질 것으로 보여
법원, 협의회 결과 바탕으로 회생계획안 연장 여부 등 결정 전망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2월 24일 14:3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