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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주가가 웃지 못하고 있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최근 한달 새 주가는 박스권에 갇혔다.
체급이 비슷한 미래에셋증권과 증시 호황 수혜를 입은 키움증권의 주가가 급등하며 주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이다. 수년째 제자리인 배당성향과 장기 성장 전략의 부재가 시장의 무관심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이날 1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거래인 1월2일 이후 3.3%(5500원) 올랐다.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작년 10월31일 최고점(18만7400원)을 터치한 뒤 조정 받아 18만원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됨에도 정작 주가는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작년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992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1조397억원) 대비 9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이를 반영한 주기수익비율(PER)은 5배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4.22배)보다는 소폭 높아졌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7~8배)을 한참 밑돈다.
주요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6배 이상의 PE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8일 2만7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이후 12%(3000원) 올랐고, 지난 6일에는 신고가(2만8950원)를 경신했다. 최근 6개월 주가 상승률이 23%로 한국금융지주의 12% 대비 두 배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최근 스페이스X가 상장 채비를 하며 과거 미래에셋증권이 단행한 투자가 주목받은 영향으로 분석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스페이스X가 상장할 경우 지분 가치가 10배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8000억달러(약 1180조원)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의 지분가치가 급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에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증권주 내 관심을 흡수하면서 다른 증권사들의 주가가 부진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 호황 수혜로 인한 주가 상승 역시 한국금융지주보단 키움증권에서 훨씬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키움증권의 최근 6개월 주가 상승률은 35%로 한국금융지주의 3배에 가깝다. 특히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말 주가 고점 형성 이후 한때 10% 가까운 낙폭을 보였지만, 키움증권은 종가 기준 지난 6일 지난해의 신고가를 경신하며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시장에선 한국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이 수년째 20% 수준을 지키는 점도 불만이다.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권 전반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밸류업에 소극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결산 배당에서도 이 같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배당성향이 25% 이상이고 배당총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경우 고배당기업으로 분류해 배당액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배당성향을 25%로 상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한국금융지주에 지급한 배당액이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 배당성향 상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회사 측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기업 인수합병(M&A) 등 가시화된 성장전략이 부재한 점도 아쉽다는 평가다.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에 의존하는 구조다. 보험사와 캐피탈사 등 2금융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건은 없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성장 전략 없이 배당으로만 주주환원을 하고 있는 실정인데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없다면 투자 유입도 멈출 수밖에 없다"며 "M&A 계획이 알려지면 그나마 주가가 재평가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 작년 말부터 주가 지지부진
스페이스X 탄 미래에셋은 새해 12% 올라
업계선 "그나마 M&A가 주가 재평가 기회"
스페이스X 탄 미래에셋은 새해 12%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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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0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