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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KB자산운용의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ETF 시장이 2년 만에 두 배 이상 커지는 동안 KB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지켜내지 못했고, 결국 3위 경쟁에서 이탈해 4위로 밀려난 뒤 5위권의 추격까지 의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단기 실적 부진을 넘어, 리더십 변화와 전략 이벤트 이후 오히려 점유율 하락이 뚜렷해졌다는 점에서 구조적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영성 대표의 연임이 확정되긴 했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 거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리더십 교체·RISE 리브랜딩 이후 더 뚜렷해진 점유율 하락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김영성 대표가 취임하던 2024년 1월 7.75%를 기록했다. 이후 ETF사업본부 출범과 함께 외부 인사인 김찬영 본부장을 영입했지만, 같은 해 6월 말 점유율은 7.67%로 오히려 낮아졌다.
KB자산운용은 2024년 6월 28일 ETF 브랜드를 기존 'KBSTAR'에서 'RISE'로 전면 교체했다. 반전을 노린 리브랜딩이었지만, 이후에도 점유율 하락은 이어졌다. 그해 12월 점유율은 7.42%까지 떨어졌고, 결국 김찬영 본부장은 부임 1년 만에 직을 내려놓았다. 이듬해 노아름 본부장이 내부 승진해 ETF운용본부장으로 새롭게 부임했다.
본부장 교체 이후 2025년 6월 점유율은 7.77%로 일시 반등했지만, 같은 해 말 7.10%로 재차 하락했고, 올해 1월 14일 기준으로 6.95%까지 내려앉으며 7% 선도 붕괴됐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5.11%에서 8.54%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신한자산운용 역시 2.24%에서 4.10%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ETF 시장 순자산이 2024년 초 약 120조원 수준에서 2026년 1월 300조원을 훌쩍 넘기며 급팽창했지만, 시장이 커질수록 KB의 상대적 존재감은 오히려 약해졌다.
KB는 ETF를 장기 자산관리의 핵심 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 아래 'RISE'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연금 투자 파트너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리브랜딩 이후에도 점유율 곡선은 우하향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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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탈락'이 보여준 시장 내 위상 변화
업계에서는 이 시점을 KB ETF 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본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교체는 최소 1년 이상 일관된 실행력이 전제돼야 하는데, KB는 리브랜딩 직후부터 내부 구조와 의사결정 체계가 다시 흔들렸다"며 "결과적으로 브랜드와 실적을 동시에 놓친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점유율 하락과 함께, 업계 내에서 KB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는 게 복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ETF 시장 동향을 볼 때 KB 자료도 참고했지만, 지금은 굳이 챙겨보지 않는다"라며 "시장 트렌드를 이끈다기보다는 따라가는 위치로 인식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다른 경쟁사들은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가 궁금한데, KB는 내부 사정이 복잡하다는 인식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이라며 "ETF쪽에서는 더 이상 벤치마크 대상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있다"라고 전했다.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경쟁사 내부에서의 위상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흐름은 순위 변화로도 이어졌다. KB는 이미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밀려 ETF 시장 4위로 내려앉았고, 2026년 1월 기준 3위와의 격차는 약 5조원 수준까지 벌어졌다. 반면 5위 신한자산운용은 빠른 속도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채권 출신 CEO 체제와 ETF 조직의 피로 누적
시장에서는 KB ETF 경쟁력 약화의 배경으로 대표의 ETF 경험 부족과 조직 리더십의 잦은 교체를 동시에 지목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김영성 대표는 채권 운용을 중심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로, KB자산운용 내에서도 채권·대체자산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며 입지를 다져왔다. 실제로 회사 전체 운용 성과 측면에서는 김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ETF는 채권 운용과는 성격이 다른 사업 영역이라는 점에서, 전략 실행 과정에서 한계가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TF는 지수 설계, 상품 구조, 시장 트렌드, 마케팅과 유통 전략이 동시에 맞물려야 성과로 이어지는 사업인 만큼, 실무 조직의 자율성과 의사결정 속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KB의 경우 ETF 조직이 대표 직할에 가까운 구조로 운영되면서, 전략적 판단과 실행이 충분히 유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리더십의 연속성이 확보되지 못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4년 외부에서 영입한 김찬영 본부장이 1년 만에 물러났고, 이후 내부 승진으로 선임된 노아름 본부장 역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ETF 본부장 자리가 잦은 교체와 공석을 반복하는 동안, 조직 내에서는 중장기 전략보다 단기 대응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과정에서 내부 피로도 역시 상당히 누적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KB자산운용은 현재 공석인 ETF 본부장 자리를 놓고 후임 인선에 나서고 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외부 수혈을 염두에 두고 업계 인사들과 접촉했지만, ETF 조직을 둘러싼 내부 사정과 최근의 성과 부진이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공유되면서 선뜻 합류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ETF 업계 특성상 인재 풀이 제한적인 데다, 최근 KB ETF 조직의 리더십 교체가 잦았던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ETF는 본부장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그 아래 조직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뒷받침되느냐가 중요한데, KB는 그 부분에 대한 의문이 먼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외부 인사를 데려오더라도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내부 승진으로 ETF 조직을 이끌었던 노아름 전 본부장 역시 점유율 하락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ETF 사업 특성상 시장 점유율은 리더십 성과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하는 만큼, 외형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 자체가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결국 KB자산운용 ETF 부문은 리더십 공백, 전략 연속성 부족, 그리고 시장 내 위상 변화라는 과제가 한꺼번에 얽힌 국면에 놓여 있다. 김영성 대표 연임으로 경영 체제는 유지됐지만, ETF 부문만 놓고 보면 이제는 리브랜딩이나 조직 개편 같은 이벤트가 아니라 점유율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TF 시장이 성숙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KB의 다음 선택은 더 이상 전략적 선언이 아니라 점유율 흐름 자체로 검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더십 교체·리브랜딩에도 반전 실패
ETF 시장 급성장 속 점유율은 뒷걸음
3위 경쟁 사실상 탈락…4위 방어 국면
본부장 교체 반복에 누적된 조직 피로
ETF 시장 급성장 속 점유율은 뒷걸음
3위 경쟁 사실상 탈락…4위 방어 국면
본부장 교체 반복에 누적된 조직 피로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1월 1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