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WM 바라보는 하나증권…대체투자 후폭풍에 계속되는 '특성화 공백'
입력 26.02.03 07:00
강성묵 부회장 3기도 'WM' 강화 내세워
생산적 금융 컨트롤타워 미션까지 '부담'
치열한 경쟁 속 '색깔내기'가 관건
  • 하나증권이 올해도 자산관리(WM) 부문을 필두로 한 실적 개선을 목표로 삼았다. 작년 발행어음 인가를 계기로 본업 경쟁력 확보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강성묵 부회장이 그룹의 '생산적 금융' 컨트롤타워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실적 반등을 이뤄내야 하는 절박함이 어느 때보다 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올해도 WM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WM 부문 내 영업점 지역 본부를 기존 2개에서 5개로 확대했다. 대표적인 신설 부서가 '패밀리오피스본부'다. 작년 설립한 플래그십 점포 'THE 센터필드 W' 등을 토대로 WM 조직 강화에 나섰다.

    발행어음과의 시너지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증권은 작년 말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뒤 올해 첫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WM센터 및 PB지점 채널을 통해 판매했는데, 일주일만에 3000억원의 목표액을 달성했다. 앞으로 연간 2조원 규모로 발행어음을 출시할 예정이다.

    WM 강화는 강성묵 부회장이 2023년 처음 하나증권 대표로 부임하면서 받았던 미션이기도 하다. 당시 하나금융은 대체 투자 등에 치우친 하나증권의 포트폴리오를 우려해 체질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핵심 과제로 WM 부문의 패밀리오피스 중심 채널 혁신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WM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삼성증권 등이 주도권을 가진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도 WM 특화 점포를 개소하는 등 하나증권과 비슷한 전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한동안 지속된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방향 전환이 다소 더뎠다고 보기도 한다. 하나증권은 과거 대체투자 부실 여파로 한동안 실적 부침을 겪었다. 2023년 부실자산을 정리하며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고, 2024년엔 3000억원 대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회사만의 색깔을 찾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강점이었던 대체투자가 막힌 상황에서 비슷한 WM 전략으로는 삼성증권 등 선두권과의 격차를 줄이기 쉽지 않다"며 "회사만의 선명한 색깔이 흐려진 '무색무취' 상태"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실적 확보에 대한 절실함이 커졌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중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그룹 본사를 이전한다. 하나증권 내 주요 부서는 서울에 잔류하는 방향이 고려되고 있지만, 영업 효율성 등을 사유로 한 만큼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3번째 임기를 받은 강 부회장이 그룹 내에서 생산적 금융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됨에 따라 하나증권의 역할도 막중해졌다. 강 부회장은 작년 하나금융의 투자·생산적금융부문 부회장에 임명됐다. 그룹 차원의 생산적 금융 전략과 집행을 도맡는 컨트롤타워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WM이 강한 하우스는 아니었지만, 현재 CEO 부임 뒤 본업 경쟁력 강화 기조 아래 바뀌고 있다"며 "아직 성과가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30일 작년 연결기준 순이익 21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5.84% 감소했다. WM부문은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라 증권중개, 금융상품, 신용공여 등 영업 전반에서 수익이 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 부문별 세부 실적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WM부문은 증시 활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WM부문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억원 증가했다. 국내외 주요 지수가 상승함에 따라 예탁자산 평가액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유잔고 고객 수는 206만명으로 전년 말 대비 15만명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