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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그룹이 부동산 계열사인 코람코자산운용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며 금융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코람코자산운용이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LF그룹 출신 인사가 부회장으로 선임되는 등 인적·자본적 지원이 동시에 이뤄지는 모습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운용은 최근 모회사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약 5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번 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 및 투자 여력 확대에 활용될 예정이다.
코람코자산운용 측은 "코람코자산운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운용의 자본금을 높여주는 유상증자를 검토했다"며 "세부적인 계획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증자는 코람코자산신탁을 정점으로 한 LF그룹 부동산금융 계열 내에서 운용사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흐름과 맞물린다. 그간 코람코자산운용은 신탁 중심 구조 아래에서 운용 규모를 키워왔지만 최근에는 직접 투자와 개발,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을 강화하며 운용사의 위상 자체를 끌어올리고 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최근 단순 자산 운용을 넘어 개발·밸류애드 중심의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서울 을지로 U5호텔을 인수해 글로벌 호텔 브랜드 '머큐어(Mercure)'로 리브랜딩하고, 로지스포인트 여주 물류센터 투자, 분당 두산타워 쉐어딜 투자 등을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NH투자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 중인 의정부 초대형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은 코람코자산운용의 전략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코람코는 총 100MW급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대형 개발 사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위축 이후 국내 부동산 금융 시장에서 코람코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 시장에서 코람코자산운용의 경쟁 상대가 사실상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인사 변화도 눈길을 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올해 1월 김유일 부회장을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1962년생으로 LG투자증권을 거쳐 LF네트웍스, LF스퀘어씨사이드 등에서 근무하며 LF그룹 내 부동산 사업을 전담해온 인물이다.
김 부회장은 LF 기타비상무이사와 코람코자산신탁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현재 코람코자산운용은 윤장호 사장과 김태원 사장 등 2인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김 부회장은 대표이사 직급 위의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어 운용 전반에 관여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김 부회장 선임을 두고 "LF그룹과 코람코자산신탁, 자산운용을 잇는 전략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구본걸 LF그룹 회장 역시 코람코자산운용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너 일가의 행보 역시 코람코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본걸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는 코람코자산운용에서 인턴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해 1년 만에 과장 직급까지 승진한 뒤 퇴사했으며 현재는 MBA 과정을 밟고 있다.
구성모 씨는 앞서 LF 신규사업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최근에는 직접 장내 매수를 통해 LF 지분을 늘리는 등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그룹의 중장기 경영 구도 속에서 금융·부동산 부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LF그룹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식품 등 비패션 부문을 강화해왔다. 2019년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한 이후 지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그룹의 핵심 금융 계열사로 키운 것이 대표적이다.
패션 부문은 헤지스 등 주력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형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LF는 부동산금융을 통해 경기 변동성을 완화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금융사 인수 가능성도 시장에서 거론돼 왔다. 앞서 한양증권 인수를 검토했던 점 역시 금융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최근 마스턴투자운용이 매물로 나오면서 키움증권 등과 함께 마스턴 인수 후보로도 거론됐는데 LF 측은 "마스턴투자운용 인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F그룹이 당분간 코람코자산운용과 코람코자산신탁을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운용 자본 확충, 인사 보강, 대형 투자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람코자산운용은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직접 투자와 개발 역량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나 인수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람코운용, 500억 규모 유상증자 추진
하드에셋 개발·밸류애드로 무게 옮겨
LF 출신 김유일 부회장이 전략·가교 역할
오너 일가 경영수업도 코람코에서 받아
시장은 부동산 관련 M&A 가능성 '주목'
하드에셋 개발·밸류애드로 무게 옮겨
LF 출신 김유일 부회장이 전략·가교 역할
오너 일가 경영수업도 코람코에서 받아
시장은 부동산 관련 M&A 가능성 '주목'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2월 0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