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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증권사들의 자본 여력이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매수와 증권담보대출을 잇달아 제한한 데 이어, 업계 안팎에서는 단기적인 한도 관리 차원을 넘어 자기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달 3일부터 별도 공지 시까지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일시 제한했다. 고객별 신용잔고가 5억원을 초과할 경우 신규 신용매수가 불가능하다. 앞서 KB증권은 주식·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을 담보로 한 증권담보대출도 제한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같은 날 신용공여 한도 소진을 이유로 예탁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NH투자증권도 4일부터 신규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하고, 자체 C등급으로 분류한 국내 주식의 신용융자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다.
이 같은 조치는 증권사들의 '과열 경고'라기보다는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 한도 관리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다. 증권사는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을 합산한 신용공여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상승장에서 레버리지 수요가 급증하면 규제 한도에 빠르게 근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담보대출을 선호하는 만큼, 증권사들이 담보대출부터 조이고 이후 신용융자까지 제한하는 흐름도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신용공여 잔고는 연초 이후 가파르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 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0조5398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20조2681억원, 코스닥시장 10조2717억원이다. 지난해 말(27조2865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여 만에 3조2533억원 증가했다.
증권담보융자 잔액도 같은 날 26조4577억원으로, 지난해 말(24조511억원) 대비 2조4066억원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도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은 있었지만, 한 달 만에 이 정도 속도로 레버리지가 불어날 줄은 예상보다 빨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의 시선은 단순한 대출 제한을 넘어 증권사 자본 구조 자체로 이동하고 있다.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에 연동되는 구조에서, 대출 제한이 반복된다는 것은 증시 활황이 요구하는 레버리지 수요를 현재의 자본 규모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단기적으로는 한도 조정과 신규 취급 중단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지수 강세가 일정 기간 이어질 경우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례는 일부 중소형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대형 증권사들까지 동시에 한도 관리에 나섰다는 점에서 구조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에서 레버리지 수요가 급증하면, 증권사는 리스크 관리와 규제 준수 사이에서 선택지가 제한된다. 결국 대출 제한이 상시화될 경우, 영업 기회 축소와 수익성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중장기 과제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자본 확충은 신용공여 한도 여력을 직접적으로 늘릴 수 있는 수단인 동시에, 향후 증시 활황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날 레버리지 수요에 대비하는 구조적 해법으로 꼽힌다.
모회사 유상증자, 이익잉여금 적립을 통한 내부 유보 확대,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조달이 주요 선택지로 거론된다.
실제 사례도 이미 나왔다.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한국투자증권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신용공여 여력 확대와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동시에 고려한 선제적 자본 확충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증시 활황이 이어질 경우 유사한 고민이 다른 대형 증권사들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신용융자나 담보대출을 막았다는 사실 자체보다, 이런 조치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며 "증시 랠리가 구조적으로 레버리지를 요구하는 국면에 접어든 만큼, 증권사들도 단순 한도 관리가 아니라 자본 전략 차원의 대응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신용융자·담보대출 잇단 제한…자기자본 규제의 '벽'
레버리지 수요 급증에 신용공여 한도 관리 한계 노출
단기 대응은 대출 제한, 중장기 해법은 자본 확충
증시 랠리 장기화 땐 증권사 전략 전환 불가피
레버리지 수요 급증에 신용공여 한도 관리 한계 노출
단기 대응은 대출 제한, 중장기 해법은 자본 확충
증시 랠리 장기화 땐 증권사 전략 전환 불가피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2월 0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