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KKR과 신재생에너지 JV 설립 추진…중복투자 정리·유동성 조달
입력 26.02.12 18:27|수정 26.02.12 18:30
계열사 흩어진 재생에너지 자산 한데 모아 효율화 추진
KKR 출자 받아 수조원대 JV 구상…해외 확장 재원 마련
계열사 이사회 거쳐 구체화할 듯…SK "확정된 바 없다"
  • SK그룹이 글로벌 투자사 KKR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한 합작사(JV) 설립을 추진한다. 여러 계열사에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던 사업을 하나로 모아 효율화하는 한편, 대규모 유동성을 조달해 사업을 확장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들은 KKR과 신재생에너지 JV 설립을 위합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와 SK에코플랜트가 가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자산들을 신설 JV에 출자하고 KKR이 현금을 대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KKR의 인수가 결정된 SK이터닉스 역시 JV에 담길 것으로 점쳐진다.

    SK그룹은 수년 전 탈탄소로 그룹의 방향성을 정한 후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공을 들였다. 여러 계열사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은 긍정적이었지만 중복투자에 따른 비효율,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SK그룹 내부에선 이런 자산들을 한 곳에 모아 효율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성장성 있는 산업 영역인 만큼 매각보다는 자산을 떼어낸 후 외부 투자자와 5:5 JV를 만드는 안이 논의돼 왔다. 초창기에는 SK E&S의 자산만 활용해 1조원 수준의 JV를 설립할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이번 구상은 그보다 규모가 크다.

    현재 SK이노베이션 E&S는 충남 당진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전남과 강원 등지에서 해상풍력을 운영 중이다. SK에코플랜트도 SK오션플랜트, 블룸에너지 등 연관 자산들을 갖고 있다. SK이터닉스는 태양광과 ESS 등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이들 자산의 출자 가치는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거론된다.

    SK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파트너로 KKR을 낙점했다. KKR로부터 대규모 현금 출자를 유치해 그 자금을 바탕으로 국내외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KR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보고 별다른 입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손을 잡기로 했다.

    KKR은 2011년 이후 수십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태양광, 풍력 등에 투자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재생에너지를 인프라 투자 전략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KKR은 2021년 이후 SK E&S의 3조원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고, 최근 울산GPS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SK그룹에서는 몇 년 전부터 신재생에너지를 떼내 가치평가를 한 후 그를 기반으로 외부 자금을 받아 해외 사업을 확장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E&S 재생에너지본부는 이날 내부 커뮤니케이션 데이 자리에서 이 같은 구상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KKR과 협력 방침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사 설립까지 변수는 남아 있다. SK이노베이션 E&S의 전남해상풍력단지 사업은 덴마크 투자사 CIP와 공동으로 하고 있어, JV 출자 시 CIP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 SK에코플랜트가 매각을 추진해 온 SK오션플랜트, 블룸에너지 지분 등이 출자 대상에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SK그룹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