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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이른바 ‘꼼수 거래’를 차단할 기술적 방안을 두고 당국의 검토가 길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과거 폐기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통합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RIA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등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이달 중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했지만, 아직 법안소위도 열리지 않았다. 대미투자특별법 등 현안에 밀려 빨라야 설 연휴 이후 첫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RIA는 작년 12월 23일까지 보유한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국내 주식을 매수하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계좌다. 현재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는 연간 250만 원을 기본공제한 후 22%의 세율로 과세하지만, RIA를 통하면 매도 시기에 따라 세금을 50%에서 최대 10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1인당 최대 매도 금액은 5000만 원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RIA 계좌에서 해외 주식을 팔아 세금 혜택을 받은 뒤, 곧바로 다른 증권사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꼼수'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매도차익이 크게 발생하는 계좌만 RIA로 옮겨 세금만 아끼고 실제 해외 주식 투자는 지속할 경우,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국내 증시를 활성화하겠다는 제도의 본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우선 정부는 사후 검증 카드를 검토 중이다. 세금 신고 과정에서 RIA 계좌와 다른 거래 계좌 내역을 대조해 꼼수가 발각되면 감면된 세액을 환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해외 주식 매도·매수 시점과 세금 신고 시점 사이에 큰 시차가 존재해 정책 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많은 투자자의 거래 내역을 일일이 대조해야 하는 행정적 부담도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과거 금투세 도입에 대비해 구축했던 '증권사 통합 전산 시스템'이다. 과거 정부는 2025년 도입을 목표로 금투세 관련 입법 절차를 진행했으며, 당시 증권사들은 원천징수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전산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전체 금융소득을 파악하기 위해 증권사별 손익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당시 개발을 중단한 시스템을 부활시키면 전 증권사의 계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RIA 혜택을 받은 투자자가 다른 계좌로 해외 주식을 매수할 경우 세금 신고 단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즉각적인 적발이 가능해진다는 논리다.
다만 통합 시스템 도입은 '과잉 규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정 계좌의 혜택을 관리하기 위해 전 국민의 모든 증권 거래 내역을 통합 감시하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셈이라서다. 정책적 무게감이 컸던 금투세와 달리 RIA는 상대적으로 대상이 한정적이라 시스템 도입의 강도를 두고 정부와 국회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작년 금투세 시행에 대비해서 기술적으로는 어느정도 준비를 했다"며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하는 지에 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출시 목표지만…입법 논의는 출발점
꼼수 적발 위해 '금투세 인프라' 활용 거론
사후 추징vs실시간 차단…과잉 규제 우려도
꼼수 적발 위해 '금투세 인프라' 활용 거론
사후 추징vs실시간 차단…과잉 규제 우려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2월 1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