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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이 사무실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여의도 IFC 입주 약 15년 만이다. 2028년 초 임대차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임대료 상승 부담과 조직 운영 전략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여의도 잔류와 도심권(CBD) 이전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은 최근 IFC 사무실 계약 연장 여부와 함께 CBD 프라임 오피스 이전 가능성을 포함한 복수의 사무실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사무공간 구조와 임대료 조건, 향후 조직 운영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딜로이트안진은 IFC의 대표적인 앵커 테넌트로 꼽힌다. IFC가 준공된 2011년부터 입주해 현재 One IFC 건물 4층부터 12층까지 약 8500평 규모를 사용하고 있다. IFC 전체 임대면적의 약 30%에 해당하는 우량 임차인이다.
앞서 딜로이트안진은 IFC가 완공되기 전인 2009년 선임대(pre-leasing) 방식으로 16년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회계법인의 대규모 입주가 확정되면서 IFC 초기 임대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당 계약은 2028년 초 만료될 예정이다.
다만 장기간 유지된 임대차 계약 구조가 최근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IFC 계약에는 매년 임대료가 상승하는 ‘에스컬레이터(escalator)’ 방식이 적용돼 있다. 초기에는 비교적 유리한 조건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임대료 수준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여의도(YBD) 프라임 오피스 임대료는 3.3㎡당 40만원 안팎까지 올라왔다. 딜로이트안진이 사용하는 면적이 약 8500평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임대료 상승이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평가다.
회계업계 환경 변화도 사무실 전략 재검토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국내 회계법인 시장에서는 이른바 '빅4' 체제의 균열 가능성까지 언급될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 1위 삼일회계법인이 매출 1조5000억원 규모로 독주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나머지 회계법인들은 성장 둔화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딜로이트안진 역시 최근 몇 년간 핵심 사업 중 하나인 경영자문 부문에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 경영자문 부문 매출은 전년도(2024년) 약 2630억원에서 지난해 약 2490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비교해 국내 사업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딜로이트안진은 최근 차기 최고경영자(CEO) 체제 출범을 앞두고 있다. 길기완 경영자문 부문 대표가 차기 총괄대표로 선출돼 오는 6월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다.
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직 전략 변화 과정에서 사무실 전략 역시 함께 재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의 경우 인력 규모가 크고 협업 방식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사무실 위치와 공간 구조가 조직 운영 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딜로이트안진 측은 사무실 이전 여부와 관련해 "IFC 임대차 계약은 2028년 초 종료되며 계약 연장 여부와 다른 대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 중"이라며 "여의도와 도심권 빌딩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서울 CBD 프라임 오피스들이 주요 후보지로 거론된다. 특히 을지로3가 일대에 들어서는 대형 오피스 원엑스(ONE X)가 유력 후보 중 하나로 언급된다. 원엑스는 서울 중구 입정동 수표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통해 조성되는 초대형 오피스 프로젝트다. 지하 7층~지상 33층 규모로 총 연면적 약 17만㎡에 달한다. 준공 목표 시점은 2029년 상반기다.
건물 내에는 대형 기업 행사와 공연 등을 위한 다목적 공간과 프라이빗 멤버십 라운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형 로펌인 광장 역시 원엑스 입주 후보로 거론되는 등 전문 서비스 기업 유치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엑스의 준공 시점이 2029년으로 예정돼, 딜로이트안진의 IFC 임대차 계약 만기 시점과 약 1년 정도의 시차가 발생하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대형 임차인의 경우 신축 오피스 준공 시점에 맞춰 이전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경우에는 일정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딜로이트안진은 IFC 측과 단기 임대 연장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통상 대형 임차인은 신축 빌딩 입주 시점까지 공백을 메우기 위해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브리지 계약을 활용하기도 한다.
IFC 측은 단기 임대 계약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임 오피스 자산의 경우 장기 안정적 임대 구조가 건물 가치와 투자 안정성에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딜로이트안진은 향후 선택이 여의도 오피스 시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IFC에서 약 8500평을 사용하는 핵심 앵커 테넌트가 이전할 경우 공실 규모가 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자문업계 관계자는 "딜로이트안진은 IFC의 대표적인 앵커 테넌트 중 하나"라며 "실제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여의도 오피스 시장뿐 아니라 도심권 프라임 오피스 임대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 2026.03.17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3월 16일 14:5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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