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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자본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프리IPO 투자 비중이 높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 전략 전반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정부는 청와대에서 ‘자본시장 정상화 간담회’를 개최하고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 추진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신뢰, 주주보호, 혁신, 시장접근성’ 4대 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구조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을 받은 중복상장 규제와 관련해서는 ‘주주가치가 존중되는 기업문화 조성’을 명목으로 원칙적으로 중복상장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일반주주 보호가 당연시되는 정상적인 자본시장을 만들겠다”며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으로 일반주주의 권익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 침해 방지를 위해 거래소 상장 심사 시 중복상장을 ‘원칙 금지+예외 허용’ 기조로 엄격히 심사하기로 했다. 현재 거래소 상장 규정은 분할 후 중복상장(쪼개기 상장)에 대해서만 “주주 보호 노력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기준으로 이를 규율하고 있다.
앞으로는 분할뿐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회사’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상장 유형으로 심사하고,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을 신설해 명확히 기준을 충족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중복상장의 범위는 ① 상장회사의 외부감사법상 종속회사 또는 ② 상장회사의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로서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회사(손자회사 등 포함)를 상장하는 경우로 규정된다. ‘상장 필요성, 주주 소통, 주주 보호, 경영과 영업의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중복상장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세부 기준은 올해 2분기 예정된 거래소 규정 개정 과정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회사 중복상장 추진 시 모회사 이사회가 주주 충실 의무에 따라 일반주주 관점에서 영향 평가 및 공시 등을 수행하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이는 상장된 모회사가 자회사를 국내가 아닌 해외 거래소에 상장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복상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될 경우, PEF 등 FI들이 투자한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의 자금 회수(엑시트) 방안에서 IPO 카드가 사실상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한 글로벌 PEF 관계자는 “중복상장 금지 이슈는 기업뿐 아니라 프리IPO 거래 비중이 높은 PEF, 특히 크레딧 펀드에는 사실상 사망선고와 같다”며 “정부가 규제를 신설하더라도 이미 진행된 거래의 계약상 의무가 면제되지는 않기 때문에,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 한 관련 자금은 부채로 인식되면서 재무적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도입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이에 맞춰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 기업들의 상장 준비는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규제안이 나오면 IPO에 미치는 영향과 걸림돌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 상법 등을 반영해 정관에 추가적인 내용을 포함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신규 거래는 변경된 조건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투자가 이뤄진 딜의 경우 상당수가 Q-IPO 조항이 포함돼 있어 부담이 불가피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자금 조달을 통해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국내 기업 구조상 다수의 대기업이 계열사 중복상장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크레딧 펀드 등의 자금 조달 활용 방안도 막히면서 새로운 조달 창구를 고민해야 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투자자들 역시 IPO를 통한 엑시트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목표 회수 시점과 자금 운용 계획 전반을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IPO를 통한 엑시트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투자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해당 기업이 상장 가치가 있는지 여부는 시장에서 판단되는 것인 만큼, 인위적인 규제 제한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입력 2026.03.18 17:0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3월 18일 17:06 게재
거래소 ‘원칙 금지+예외 허용’ 기조 도입
프리IPO 투자한 PEF·FI 엑시트 경로 막막
기존 Q-IPO 부담…조달 고민 높아질 기업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