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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시장으로 꼽혀온 중동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 지속 여부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동 전쟁이 길어지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안전 및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중동 지역 전쟁 종식 시점을 둘러싼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현지 사업 철수 등 대응 전략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 등 주요 건설사 역시 상황이 악화할 경우 현지 대사관과 협조해 사업장에서 철수하는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불안감을 호소하며 국내로 복귀하는 파견 인력도 일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코로나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이번 중동 사태로 인한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전쟁이 길어질 경우 중동 지역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현지 공정 지연과 원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중동 지역은 최근 수년간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의 약 30~4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으로 여전히 중요한 사업 기반이다.
국내 건설사가 중동 지역에서 진행 중인 주요 사업장은 ▲삼성물산의 카타르 담수복합발전 ▲현대건설의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삼성E&A의 사우디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한화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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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의 요구로 사업이 해지된 사례도 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네옴 컴퍼니와 체결했던 터널 프로젝트 수주 계약이 해지됐다고 13일 공시했다. 해당 사업은 네옴시티 내 '더 라인' 지하에 12.5km 구간의 터널을 구축하는 공사로 삼성물산·현대건설·그리스 아키로돈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다만 이번 수주 계약 해지는 중동 전쟁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애초에 네옴 프로젝트는 최초 계획 대비 사업규모가 줄고 있었다. 현대건설은 "상기 계약해지는 발주처의 사업 재편에 따른 해지로, 투입분에 대한 정산이 완료되어 현재까지 당사의 재무적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해지금액 등 세부 합의 조건은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에 의해 공시유보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 계약 해지로 향후 매출과 현금흐름이 줄어든다는 점은 아쉽지만,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발주처와 금전적 분쟁 없이 사업을 마무리한 점은 다행이다"고 평가했다.
전쟁 여파로 공정이 지연될 경우 사업 재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공사비 증액 여부, PF 만기 압박 등 귀책을 따지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당분간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지역 수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주 시장 한 축이 흔들리는 셈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단기적으로는 인력과 자재 이동 제약, 물류 불안정 등이 일부 프로젝트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024~2025년 일부 건설사가 해외 대형 공사 현장의 공정 차질과 추가 원가 투입으로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상황에서 금번 사태로 인한 공정 지연과 공사비 증가가 수익승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발주 일정 및 투자의사 결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주력하는 에너지 및 인프라 프로젝트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이 대부분으로 외부 여건에 변화가 발생할 경우 신규 발주나 협상 중인 프로젝트 착공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입력 2026.03.24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3월 18일 07:00 게재
중동 전쟁 시나리오 검토 나선 건설사들
중동,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핵심 축이지만
공정 지연 시 귀책 소재 따지기 애매
사업 재개 시점 예측 어렵다는 점도 부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