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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앞서 진행한 BNK금융지주 특별검사에서 이렇다 할 '중대한 결격 사유'가 도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연임안이 부결될 가능성 역시 낮아졌다. 당초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전반을 정조준하며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갔으나, 결과적으로 연임을 좌우할 결정적 실책은 발견되지 않은 분위기다.
일각에선 '흔들기만 요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만 이번 검사가 '빈손'으로 마무리됐다고 해서 BNK금융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히려 지난 7년간 이어진 '승계 잔혹사'와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당국의 전방위적 검사를 자초한 근본적인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BNK금융의 지배구조 리스크는 뿌리가 깊다. 2011년 지주 출범 이후 초대 이장호 회장이 당국의 사퇴 압박 속에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것이 시작이었다. 2대 성세환 회장은 주가조작 및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되며 그룹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혔다.
내부 갈등 봉합을 위해 등판한 3대 김지완 회장 역시 결말은 같았다. 자녀 관련 특혜 의혹이 불거지며 임기 만료 5개월을 앞두고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역대 회장 전원이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한 사례는 금융권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내부 승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외부의 '흔들기'에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BNK금융이 아무리 좋은 실적을 보여주더라도 시장의 신뢰를 온전히 얻지 못하게 만드는 고질적인 걸림돌이 됐다.
BNK금융은 이번 검사 기간 중 사외이사 7명 중 5명을 교체하고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 개편에 나서며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자발적인 혁신보다는 당국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방어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행보를 보면 의구심은 더 짙어진다.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겠단 명목으로 과거 선제 도입을 약속했던 회장 연임 시 주총 특별결의 요건 도입이 지지부진 미뤄지는 사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빈대인 회장 연임에 찬성하면서 연임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주주가 제안한 책임 경영 강화 방안인 RSU(성과연동형 주식보상제) 도입에 대해서도 BNK금융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BNK금융 이사회는 주주제안 안건인 RSU 도입에 대해 "현행 보상 체계가 RSU보다 훨씬 더 이연된 주가연계 보상 체계이며, 주주제안은 단기 성과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BNK금융의 논리는 얼핏 정교해 보이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만약 기존 시스템이 경영진의 동기부여와 주가 연계에 효과적이었다면 왜 BNK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수년째 0.5배 안팎에서 허덕이고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에 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BNK금융은 경쟁사 대비 우월한 가치를 창출했을 때 보상이 증가하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정작 시장이 평가하는 BNK금융의 가치는 수년째 업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주주들이 새로운 보상 체계 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현행 시스템이 '작동'하는지가 아니라 실제 '주가 부양'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지고 있는지, 실효성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태도를 종합할 때 결국 BNK금융은 당국의 명확한 지침이 나오기 전까지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수동적인 태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검사에서 빈 회장의 연임 여부를 좌우할 결정적인 실책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지배구조 논란이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초대부터 3대까지 단 한 명의 회장도 임기를 평온하게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엄중하다. 그간 BNK금융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책들이 위기 때만 작동하는 임시방편에 그쳤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진정한 지배구조 선진화는 당국이 '시켜서 하는 숙제'가 아니라 주주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 체질 개선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입력 2026.03.27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3월 24일 07:00 게재
취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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