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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한국 사무소 리더십이 동시에 세대교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자연스러운 퇴진과 거래 관련 책임론에 따른 교체 등 배경은 다양하지만, 전반적으로 인사 변화가 이어지면서 핵심 멤버 역시 1980년대생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민병철 한국 총괄대표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민 대표의 퇴진에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롯데렌탈 M&A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초기부터 잡음이 있었고, 결국 기업결합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민 대표가 과도한 비용을 집행하거나 포트폴리오에 비용을 전가한 것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렌탈은 퇴진의 '이유'가 아니라 '명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피너티도 여전히 거래 완주 의지를 갖고 있다.
어피너티는 조만간 김형준·김의철 파트너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모두 2013년 어피너티에 합류한 1980년대생이다. 세대 교체 흐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과거 어피너티의 주축들과 세대 간극과 경험차가 있는 만큼 초기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있다. 두 인사가 민병철 대표 이슈와 절연할 수 있느냐도 관심사다.
앞서 지난달 정익수 전 어피너티 부대표도 칼라일그룹으로 이동했다. 2018년 칼라일에 합류한 함석진 부대표(MD)도 이후 퇴사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함 부대표는 1977년생, 정 전 부대표는 1978년생으로, 이번 인사를 세대교체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다만 정익수 MD 영입이 본사 차원에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리더십 재정비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정익수 MD의 역할이 최종 확정되면 이후 젊은 투자 전문가들의 영입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인캐피탈은 연초부터 배민규 한앤컴퍼니 부사장 영입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내 사업을 주도해 온 김동욱 PE 부문 대표와 손을 맞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동욱 대표는 1976년생, 배민규 부사장은 1983년생이다. 영입이 현실화될 경우 파트너급 인사는 권오상 스페셜시츄에이션(SS)부문 대표 포함 세 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MS PE) 한국 사무소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약 20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정회훈 대표는 연초 사직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이후 최근우 대표 체제가 출범했다. 최근우 대표는 1985년생으로 골드만삭스 서울사무소를 거쳐 2012년 MS PE에 합류했다. 최 대표는 최근 MS PE 투자건 대부분을 주도해 온 만큼 업무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 네트워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 하는 숙제는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QT 파트너스도 인사 변화를 겪고 있다. 인프라 부문을 이끌던 서상준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조직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PE 부문은 1986년생인 연다예 대표가 지난해 파트너로 승진하며 이끌고 있으며, 인프라 부문은 80년대생인 김준년 전무가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서 전 대표 역시 총괄 역할을 거쳐 대표직에 오른 전례가 있는 만큼, 김준년 전무가 향후 대표직을 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PEF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 입장에서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선택지도 있지만, 기존 인력에 대한 보상 부담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명분이 확보되면 인사 교체가 빠르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하우스는 기존 리더십을 유지한 채 승진 중심의 인사를 이어가고 있다.
TPG(텍사스퍼시픽그룹) 한국 사무소에서는 1981년생인 윤신원 부대표가 지난해 말 전 세계에 60명뿐인 글로벌 파트너로 승진했다. 기존에는 이상훈 대표가 유일한 글로벌 파트너였으나, 윤 부대표가 추가되며 한국 내 파트너는 두 명으로 늘어났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2023년 한국 법인에서 국유진 PE부문 대표를 글로벌 파트너로 선임했다. 국 대표는 1985년생으로 2014년 블랙스톤에 합류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글로벌 PEF 관계자는 “여러 하우스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리더십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일부 운용사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하우스의 경우 무언의 압박이 형성되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입력 2026.04.01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3월 31일 16:00 게재
어피너티·베인·MS PE 등 글로벌 PEF 인사 지각변동
'성과 평가·보상 부담' 등 제각각 이유로 리더십 변화
80년대생 대표들 리더십 전면 부상…본격 세대교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