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다른 길 가는 HD현대…2.4조 EB 발행 두곤 갑론을박
입력 2026.04.01 14:18

HD현대重, 오버행 우려 부각

재무 여력 충분한데 조달 논란

추가 발행 가능성에 시장 경계

에쿼티성 자금 확보엔 긍정적?

차입 위주 한화와 다르단 평가

  • (그래픽=윤수민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2조4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에 나선 것을 두고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조달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차입 부담을 주주에 떠넘긴 한화그룹과는 결이 달랐단 의견도 함께 제기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약 15억5000만달러(약 2조3723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교환가액은 기준주가 대비 12.5% 프리미엄을 반영한 52만 3125원으로 책정됐다. 발행 규모는 보유 지분의 약 4.3% 수준이다.

    이번 거래에는 JP모건, HSBC, UBS가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 JP모건은 최근 2년 간 아시아 지역에서 미화 10억달러 이상 규모의 EB 발행 5건 중 4건을 주관했다. 

    조달된 자금은 해외 조선소 투자 및 법인 설립에 투입될 예정이다. ▲인도 타밀나두 지역 신규 조선소 건립과 코친 조선소 협력 ▲필리핀 수빅 야드 확장 ▲미국 현지 조선소 지분 투자 및 법인 설립 등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자금 조달을 두고 HD현대가 생산거점 확대를 본격화한단 기대도 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한 인도 투자는 코친 조선소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하되, HD현대가 도크 하나를 운영하도록 타밀나두 주에 단독 조선소를 설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HD한국조선해양은 약 51%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 투자는 우선 상반기 내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세부 투자 안이 구체화되면 논의될 것"이라며 "마스가(MASGA) 투자 역시 일부는 에쿼티로, 나머지는 산업은행 대출 등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달 방식을 두곤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차입과 같은 다른 선택지가 있는 상황에서 EB발행에 나서며 주가에 부담이 갈 수 있는 방식을 선택했단 점이 논란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모두 순현금 상태에 가까운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 조선업 연구원은 "재무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EB를 선택한 게 아쉽다"며 "주가 하방 압력을 키운 셈"이라고 했다.

    교환가 프리미엄이 낮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중동 변수로 조선주 전반이 조정을 받으며 최근 주가는 하락했다. 불과 3월 중순만 해도 HD현대중공업의 주가는 54만원대였던 만큼 반등 시 곧바로 주식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추가 발행 가능성도 거론된다. IB업계에선 당장 추가 딜이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지만, 시장에선 반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중공업 지분을 60% 이상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추가 EB를 발행해도 경영권에 영향 없이 조달이 가능하다.

    IM증권은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과 2025년에도 HD현대중공업 지분을 기초로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며 "과거 이력을 감안 시 향후에도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시장조달이 아닌 블록딜, CB, EB 등의 수단이 또 동원될 수 있음은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증권사 조선업 연구원은 "주가 상승을 전제로 EB를 발행할 수 있는 업종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조달 방식 자체는 나쁘지 않다"며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필요시 향후 지분을 활용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프리미엄을 낮춰 투자자 유인을 높인 만큼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차입을 늘리다 결국 증자를 택한 한화그룹과 달리, 비교적 탄탄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에쿼티성 자금을 선제 활용했다는 점도 대비된단 평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HD현대의 상반된 재무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다"며 "최근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주주 반발이 극심한데, 한화그룹은 레버리지 중심 조달을 이어오다 부담이 누적된 이후 증자로 선회했다. HD현대는 재무 여력이 있을 때 선제적으로 탄탄한 에쿼티 위주로 자금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HD현대중공업 주가는 전일 대비 3.98% 빠진 44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으로 추가적인 주가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단 전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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