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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 승인 과정에서 제시한 자본관리 계획에 케이뱅크 지분 매각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양측의 관계가 내년 완전 정리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9월 보호예수 해제 이후 우리은행이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약 9.22%를 단계적으로 처분하고, 늦어도 내년 말까지 전량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같은 결정은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5월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승인하면서 내부통제 개선과 자본관리 강화를 핵심 조건으로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우리금융은 위험가중자산(RWA) 축소와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유휴 부동산과 출자주식 매각 등을 포함한 중장기 계획을 제출했고, 이 과정에 케이뱅크 지분 정리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해당 계획의 이행 여부를 반기별로 점검하고, 미이행 시 시정명령이나 주식처분명령까지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 지분 매각 역시 단순 선택이 아닌 사실상 이행 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미 양측의 관계는 사실상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상장 당시 보호예수 지분을 제외한 잔여 지분 약 753만주를 전량 처분했고, 우리은행 추천 몫 사외이사였던 이동건 전 수석부행장도 임기 만료로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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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이 당국과의 약속 이행뿐 아니라 내부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카카오뱅크 수준의 주가순자산비율(PBR)까지 회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회계 처리 방식 변화도 같은 흐름이다. 우리은행은 지분율 하락과 이사회 참여 중단으로 유의적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지분법 적용을 종료하고, 보유 지분을 공정가치로 재측정한 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FVOCI)으로 분류할 전망이다.
다만 FVOCI 선택은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손익에 반영하기보다는 주가 하락 시 손익 변동성을 줄이려는 목적이 반영됐단 해석이 나온다. 회계 분류는 사실상 변경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은행이 케이뱅크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을 가능성을 전제로 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케이뱅크 주가 하락으로 당초 기대했던 우리은행의 수익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상장 당시 최대 1000억원 수준의 이익이 기대됐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실제 손익 반영 규모는 200억원 안팎으로 축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뱅크 주가는 지난 3일 기준 5880원으로 공모가(8300원) 대비 약 29% 하락한 상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자본비율 개선에 집중해 왔다. 유휴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위험가중자산을 줄이는 한편, 보유 자산의 가치 재평가 등을 통해 자본 확충 방안도 병행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해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기업대출 규모를 축소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48조247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8% 줄었다. 이같은 노력으로 우리금융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2024년 말 12.13%에서 지난해 말 12.90%로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다른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88%를 보유하고 있고,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5%를 보유 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상황에서 매각 시한을 못박은 것은 보험사 인수 조건으로 자본관리를 강화하라는 당국의 압박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 아니겠냐"라고 설명했다.
입력 2026.04.06 15:42|수정 2026.04.06 16:3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4월 06일 15:4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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