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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의 ‘기습’ 유상증자를 계기로 크레딧 위기가 부각되면서, 시장에서 재무 부담이 높은 대기업에 대한 우려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이후 대기업발 재무 불안이 재차 떠오른 가운데 고금리 등 각종 시장 불안 요인과 맞물려 공모 조달시장 역시 한층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화솔루션이 지난달 결정한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자본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일찌감치 한화솔루션의 증권신고서를 중점심사 대상에 올려 자금 사용 목적을 꼼꼼히 체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근거로 소액주주들이 집단소송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기관 주주들도 당혹스런 표정이다. 한 기관 관계자는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에는 수긍이 가지만, 규모와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며 "시중금리 상승으로 조달 환경이 악화하며 비슷한 상황인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불안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크레딧 시장에서는 이번 ‘유증 사태’를 계기로 한화솔루션의 재무 불안이 시장에서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레딧 부담을 주식시장 조달로 일부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는 시각이다. 일부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한화그룹이 공모시장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신중한 관측도 제기된다.
이미 냉랭한 공모채 시장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금리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에도 제동이 걸린 가운데, 최근 높은 조달 비용을 감수하기보다 발행 일정을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
모자회사 중복 상장 금지로 계열사 상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회사채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증권사 및 기업들은 새로운 조달 창구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모회사에 대출을 요청하는 사례들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선뜻 회사채 조달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상반기 공모 회사채 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36조4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조4184억원)에 비해 약 20% 줄어들었다.
현재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던 기업들 다수도 발행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AA-)은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을 미뤘고, 하나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AA-) 발행 일정을 연기했다. LS일렉트릭(AA-)과 에쓰오일(AA+)도 일정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이들뿐 아니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던 기업들조차 타이밍을 재조정하는 분위기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금리 상승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뚜렷한 고점을 확인한 상황이 아니다 보니 투자자와 발행사 모두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기업 발행뿐 아니라 전반적인 회사채 발행량이 줄어든 상황이라 투자자들도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FO(최고재무책임자) 입장에서도 고금리 상황에서 섣불리 조달에 나섰다가 이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반기 내 발행에 나서려면 이미 준비가 진행돼야 하는 시점이지만, 대다수 기업들이 관망하며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변동성이 높은 시장 상황에 더해 중복상장 금지 등 각종 규제까지 겹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조달 창구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그나마 회사채는 비교적 안정적인 조달 수단이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어 고민이 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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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사태를 계기로 다른 대기업들의 자금 조달 전략에 대한 고민도 한층 깊어지는 분위기다.
SKC 또한 지난 2월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기존 채무를 상환해 금융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실제 조달 금액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화솔루션을 계기로 시장의 비판 여론이 이어지면서 여파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규모 유상증자는 경영진의 사업 부담을 주주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비춰지며 비판을 받아온, 주식시장에서 반복돼 온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최근처럼 주식시장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는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재무적 위험이 높아질 경우 결국 외부 조달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외화 대출에 설정된 재무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해당 차입금과 관련해 채권자가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고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었던 사실이 확인되며 우려가 확대됐다. 앞서 롯데케미칼도 2024년 재무비율 유지 특약을 지키지 못해 EOD 사유가 발생하며 유동성 위험이 제기된 바 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주식시장에서는 방산 등 테마에 힘입어 흥행 흐름을 이어왔지만, 한화솔루션의 실적 부진 속에서 부채가 누적되며 우려가 적지 않았다”며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를 계기로 투자자들이 그룹의 재무 구조를 다시 점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를 겪은 이후 대기업 재무 리스크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 만큼, 당분간 투자자들이 대기업 크레딧에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입력 2026.04.07 07:00|수정 2026.04.07 09:5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4월 06일 16:04 게재
유상증자 계기 재무부담 부각…크레딧 경고등 켜져
롯데 이후 대기업 리스크 부상에…보수적 접근 확대
고금리 부담에 발행 연기 잇따라…공모채 시장 냉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