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휴전에 현대건설·대우건설 신고가…건설주, 재건·원전 기대감에 랠리
입력 2026.04.08 11:59

DL이앤씨·GS건설까지 재평가 확산

증권가 "원전 구조적 수혜 확대"

  •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 소식에 중동 재건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국내 건설주가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원전 수주 모멘텀까지 더해지며 단기 이벤트를 넘어 건설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흐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8일 거래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장중 20% 넘게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는 물론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DL이앤씨와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고, 삼성E&A 역시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대형 건설주 전반이 일제히 오르며 업종 전체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번 상승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과 이란 간 2주간 휴전 합의로 풀이된다. 양측이 군사적 긴장 완화에 합의하면서 중동 지역 내 인프라 복구 및 에너지 시설 재건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소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물류 및 에너지 흐름 정상화 기대까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재건 수요 확대가 가장 큰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증권은 재건 사업에서 건설 및 엔지니어링 비용이 약 49%를 차지하는 구조를 감안할 때, 국내 건설사들의 수혜 폭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이란이 휴전기간을 통해 최종 합의를 도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중동 재건 관련주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그래픽=윤수민 기자)

    시장에서는 중동 재건 규모 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수십조원 규모의 복구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중에서도 에너지 인프라 재건에만 수십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도로, 플랜트, 정유 및 가스 설비 등 전방위적인 발주 확대 기대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는 모습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프로젝트 수행 경험도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대우건설과 GS건설, 삼성E&A 등은 쿠웨이트, UAE, 바레인 등에서 정유 및 플랜트 사업을 수행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재건 사업 발주 시 우선적인 수주 가능성이 거론된다. DL이앤씨 역시 이란 내 사업 기반을 유지해온 점에서 제재 완화 시 수혜 기대가 부각되고 있다. 

    이날 건설주 강세를 단순한 재건 기대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건설업종에서 원전 사업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이미 형성된 상태이고, 이번 재건 이슈가 해당 흐름을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다. 

    유진투자증권은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 국면에서 주간사 경험을 보유한 기업뿐 아니라 비주간사 역시 구조적인 수혜 범위에 포함된다"며 "그동안 원전 모멘텀에서 소외됐던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전 프로젝트가 공동이행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비주간사의 지분율도 최대 40~49%에 달하는 점을 근거로 수익 기여도가 결코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석은 이날 주가 흐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기존 원전 주간사로 평가받던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뿐 아니라 DL이앤씨와 GS건설 등 비주간사까지 강하게 상승하며 수혜 범위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개별 종목이 아닌 건설업종 전반이 동시에 상승했다는 점에서 증권가는 이를 '건설주 재평가'의 초기 국면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개별 기업 차원의 원전 및 신사업 모멘텀도 투자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DL이앤씨는 글로벌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엑스에너지와 설계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원전 시장 진출 기대를 키운 상태다. 이에 하나증권은 DL이앤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글로벌 정책 환경 변화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 정부가 원전 확대 정책과 함께 대규모 에너지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해당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간 대규모 투자 협의 과정에서 원전 및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포함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기회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이날 건설주 급등은 단기적인 휴전 뉴스에 따른 재건 기대를 넘어, 원전과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과거 주택 경기 의존도가 높았던 건설사들이 글로벌 에너지 및 인프라 플레이어로 전환되는 과정에 진입하면서 밸류에이션 체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주가 흐름은 실제 수주 가시화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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