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이 ㈜한화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한화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대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 상황임을 고려해 지분을 공개 시장에 팔기보다 협조 가능한 파트너에 넘기는 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한화그룹은 고려아연 지분매각 가능성과 관련,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해왔다. 다만 솔루션 증자대금 마련, 그리고 한화와 고려아연 등 이해관계자들의 필요성을 맞춰주는 후보의 등장 여부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자금을 조달해 한화그룹 측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 거론되는데, 구체적인 규모나 조건은 아직 유동적인 상황이다.
지난달 한화솔루션은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이중 1조5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쓰기로 하면서 논란이 됐다. 최대주주 ㈜한화는 배정 물량을 최대한 소화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8일 8439억원 규모로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청약액의 120%에 달한다.
㈜한화는 작년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303억원에 그친다. 유상증자 자금 상당 부분을 자산유동화 방식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인데 고려아연 지분도 잠재적 매각 대상으로 꼽혀 왔다.
한화그룹에선 ㈜한화(지분율 1.3%) 외에 한화임팩트(1.8%)와 한화파워시스템즈(4.8%)가 고려아연 지분을 갖고 있다. 당초 ㈜한화와 다른 계열사 보유지분 일부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하는 안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
블록세일을 단행하면 고려아연 주주가 한화그룹에서 불특정 투자자로 바뀐다. 고려아연은 2024년 이후 경영권 분쟁 상태로 매년 주주총회마다 표대결을 벌이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호 주주로 분류되는 한화그룹 측 지분이 줄어들면 무게추가 상대쪽으로 기울 수 있다.
이에 블록세일보다는 한화그룹 및 고려아연과 협조 가능성이 있는 투자자들을 개별적으로 찾았고, 메리츠증권이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고려아연이 ㈜한화 지분을 한화그룹 측에 매각하며 표면적인 제휴 관계는 종료됐지만 여전히 두 기업의 관계는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고려아연 지분을 블록세일로 팔면 지분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며 "메리츠증권이 우호주주로 나서 지분을 인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최윤범 회장이 우군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하려는 과정에서도 지원자로 나섰다. 단독으로 6500억원 규모 자금 확약(LOC)을 해줬다. 이번 한화그룹 측 고려아연 지분 인수 건도 같은 부서에서 진행하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한화그룹 사이에 아직 구체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화만 지분을 팔지, 다른 계열사들도 매각에 참여할지 유동적인 분위기다. 수익률이나 회수 장치 등도 협의해야 한다. 거래 지분이 많아지면 메리츠증권의 고려아연 관련 자산은 기존 LOC 포함 1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고려아연 지분매각과 관련해 기존 입장이 변함없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입력 2026.04.08 15:06|수정 2026.04.08 15:1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4월 08일 15:05 게재
㈜한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참여 대금 필요
고려아연 분쟁 상황이라 블록세일 방식은 부담
최윤범 회장 지원 나선 메리츠, 우군으로 부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