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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에 '실적 반토막'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라는 이중고 속에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2년 새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고유가 대책 등 상생금융 압박까지 더해지며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를 중심으로 과거처럼 은행에 흡수 통합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회의론까지 제기된다. 조달 금리를 낮추고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까닭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의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357억원으로 전년 동기(1906억원) 대비 28.8%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또한 전년 대비 10~20%가량 추가로 이익이 줄어들 거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수준의 이익 하락이 올해도 이어진다면 2년 만에 순익이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게 되는 것이다.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등 타 은행계 카드사 역시 지난해부터 쉽지 않은 업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 하나카드가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로 '나라사랑카드' 마케팅에 '올인'하고 있는 것 역시 이외에 마땅한 성장 동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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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리 상승으로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지속된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여신전문금융회사채 3년물 AA+ 금리는 4.01%다. 1년 전 금리 수준(3.5~3.7%)과 비교해 확연히 높은 수치다. 지난 달 23일 4%대에 올라선 이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의 약 70%를 채권 발행에 의존한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곧바로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다. 여기에 작년부터 가계대출 총량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카드론 취급 여력이 제한됐다. 이는 대출성 자산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에 특히 타격이 컸다는 평가다.
작년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며 기본 수입원이 줄어들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8곳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4427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이용액이 4.1% 증가했음에도 수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 또한 카드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당국의 고유가 대책에 맞춰 카드사들은 일제히 주유 특화 혜택을 강화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다음달까지 주유 할인 신용카드 신규 발급하면 첫 해 연회비를 돌려준다. 주유특화 카드 이용 시 기존 혜택에 더해 이용 금액의 3%를 추가로 캐시백하기로 했다.
카드사의 위기감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신한카드는 작년 6월과 올 초,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인 '파인에비뉴 A동'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KB국민카드도 작년 초 3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카드사의 실적 악화는 금융지주 전체의 부담으로 전이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지주 내 순익 기여도는 1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KB국민·하나·우리금융 계열 카드사들의 기여도는 5% 안팎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이 비중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두운 전망 속 일각에선 카드사를 다시 은행 내 사업부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002년 카드사태 이후 KB국민카드와 외환카드(하나카드), 우리카드는 각각 은행에 합병됐다. 이후 2010년대 들어 카드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영업 확대를 위해 재분사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당분간 카드사가 독자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조직 슬림화, 비용 절감이 유일한 타개책이라는 회의론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통합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은행과 카드사는 임금 체계와 복리후생 구조가 달라 통합 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규모 인력 감축이 이뤄질 경우 노조 등의 반대도 우려사항이다. 금융당국에서 은행-카드 통합에 보수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것 역시 부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 영향력이 강한 은행권 특성상 통합 시 인력 운용 및 처우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고, 특히 노란봉투법 등 노사 관계를 둘러싼 법적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입력 2026.04.10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4월 09일 14:12 게재
연이은 실적 하락에 은행 사업부 통합설 '솔솔'
수수료 인하·대출 규제·상생 금융까지 수익성 한계
스테이블코인 등 위협…"카드 비즈니스 회의론 확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