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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가 한국 사회의 통상적인 소득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소득 계층을 만들어낼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회사 통근버스 노선 인근 아파트 가격을 시작으로, 수도권 자산시장과 교육·여가 소비 전반에 걸쳐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날 것이란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전 세계에서 창출해낸 초과이익 일부가 회사의 임직원을 거쳐 한국 사회로 유입되는 구조다.
현재 투자업계에선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내년 받아갈 1인당 평균 성과급이 7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3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에 대한 국내 증권사 눈높이는 약 194조4329억원에 형성돼 있지만, 이달 들어 220조원 이상을 전망하는 시각들이 늘었다.
전방 인공지능(AI) 수요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계속 밀어올리는 데다, 지난 반년 동안 시장 전망이 실적 개선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추세도 반복된다. 이를 감안하면 SK하이닉스가 보수적으로도 올해에만 200조원 이상, 많게는 250조원 수준의 영업익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들이 주를 이룬다.
메모리 슈퍼사이클發 집단 고소득층 출현
실적이나 주가보다 SK하이닉스 성과급이 얼마가 될지에 더 큰 관심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SK하이닉스는 작년 노사 협상을 통해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익 10%를 초과이익분배급(PS)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올해 200조원의 영업익을 거둘 경우 PS 재원은 20조원으로 계산된다. 이를 전체 임직원 수 약 3만3000명으로 나누어 단순 계산하면 인당 평균 성과급이 6억원을 넘게 된다.
외국계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하우스에서 삼성전자 잠정 실적발표 이후로 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익 전망을 230조원 이상으로 높였다. 단순 계산하면 인당 7억원이다"라며 "신입이 3억원 이상, 차·과장급부터는 10억원 이상, 임원들은 100억원대 연봉도 가능하다는 계산들이 안팎에서 튀어나온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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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기존 소득 질서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발표에 따르면 작년 상용 근로자의 연 임금총액(성과·상여급 포함)이 5061만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5000만원대에 진입했다. 지금 실적과 성과급 구조 하에선 SK하이닉스에 입사하는 것만으로도 직장인 평균의 6배에 달하는 출발선에 설 수 있다.
연차가 좀 쌓인 경우 내년부터 PS를 포함해 평균 연봉 10억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올해보다 내년, 내후년에 더 많은 이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글로벌 투자은행(IB), 사모펀드(PEF) 운용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조건이다.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생애소득 전 구간에 걸쳐 근로소득만으로도 한국 노동시장 기준에서 '이탈(Outlier)'해 통계 바깥에 위치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 사내커플 가구소득 내년 20억 훌쩍 넘길 듯
자연히 이 같은 변화가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여러 전망이 오르내린다. 입사 10년차 안팎 사내커플의 경우 기본급과 성과급을 포함하면 향후 3년간 가구 연 평균 소득이 20억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 없이도 수도권 상급지에 진입할 수 있는 규모인데, 이만한 고소득층이 동일한 시기·가까운 지역 내에서 집중적으로 쏟아질거라는 얘기가 된다.
별도 자산 없이 월급과 성과급만으로 매년 수억원대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고소득층과도 차이가 있다. 연 소득이 10억원을 넘어가는 가구 대부분은 사업이나 자산소득에 기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고소득층과 달리 비슷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유사한 방식으로 돈을 쓰기 시작할 경우, 아파트 가격만 요동치고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내커플들은 대출을 끼고 서울 강남권 수십억원대 아파트를 구입해도 2~3년이면 상환하고도 남을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통근버스가 지나가는 구간 집값은 다 오르지 않을까"라며 "부동산과 같은 자산가격 외 자녀 교육, 여가, 의료까지 프리미엄 서비스 수요도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의대 진학률부터 꺾일 거란 말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한동안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국내 자산·서비스 가격 상단을 쥐고 흔들 수도 있다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SK하이닉스가 전 세계에서 빨아들인 초과이익 중 10%가 임직원을 거쳐 매년 시중 유동성으로 풀려나는 구조다. 공격적으로 시장을 전망하는 측에서는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이 4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내년 성과급으로 추가될 구매력이 20조원이라면, 그 다음해엔 45조원이 또 추가될 거라는 얘기다.
역대 최장 사이클 감안시 일종의 '사회현상'으로 번질 수도
세금 부담이나 주식보상 확대 등 보상체계 변화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슈퍼사이클이 만들어내는 충격의 방향성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투자업계에선 이번 사이클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억대 성과급 역시 일회성 보너스에 그치지 않을 수 있어 산업, 직종별 소득 격차는 물론 지역 간 자산 격차까지 동시에 벌려놓을 수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내부도 이미 성과급 문제로 노사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노사는 현재 SK하이닉스처럼 기존 성과급 상한선을 없애고 영업익의 10~15%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체계를 노사가 협상 중이다. 비슷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노동시장 자체가 메모리 사이클에 올라탈 수 있느냐, 아니냐로 크게 나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직원 수가 SK하이닉스 4배에 달하는 만큼 충격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 역시 올해 이후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덕에 세수를 어디까지 걷게 될지 파악하지 못하는 듯한 분위기"라며 "양사 영업익 500조원, 600조원 시대와 마찬가지로 억대 성과급 역시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지 알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입력 2026.04.13 14:4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4월 13일 14:45 게재
올해 200조 벌면 내년 성과급 평균만 6억 이상
신입도 3억…韓 노동시장·통계 기준 '아웃라이어'
연소득 10억 가구가 동일 지역·시기에 집단출몰
아파트 포함 자산·서비스 가격 상단 쥐고 흔들듯
삼성전자 노사 관계 포함 사회전반 충격파 전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