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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기업금융(IB) 부문은 최근 증권사의 가장 핵심적인 상품 공급자로 떠올랐다.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생산적금융을 통해 증권사에 모인 수십조원의 자금이 IB의 거래 수주만을 기다리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IB부문의 영업 환경은 거시경제 환경 악화, 일부 제조업을 제외한 주요 산업의 업황 악화, 경쟁 격화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들의 올해 활동성과는 각 증권사의 실적에도 직결될 전망이다. 인베스트조선은 주요 증권사 IB 영업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커버리지 부문의 책임자들을 직접 만나 각 사의 전략과 해법, 전망을 들어봤다.
올해 KB증권은 IB부문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약 7년간 조직을 이끈 김성현 전 대표에 이어 강진두 신임 대표가 IB부문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커버리지 부문을 담당해온 주태영 IB부문장(사진)은 부사장으로 승진해 조직 정비와 IB 역량 강화에 나섰다.
2월 KB금융지주는 10년 만에 KB증권에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KB증권의 자기자본은 8조원에 근접하게 됐다.
외형 확대와 더불어 질적 성장이라는 과제를 안은 KB증권은 모험자본 투자 확대라는 정책 기조 속에서 그룹 내 역할이 한층 커지고 있다. 주 부사장은 “모험자본 확대는 증권사 IB의 고유 영역이자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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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부사장은 KB증권이 KB금융그룹 내 증권사라는 점에서 시너지가 크다고 봤다. KB증권의 생산적 금융은 ‘빠르고, 속도감 있는 집행’이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단계별 영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이후에도 사후 관리 프로세스를 세부적으로 운영하는 점이 타사 대비 차별화된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증권사의 역할이 더욱 커지는 단계에서 주 부사장은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IB 비즈니스의 구조적 전환에 주목했다.
주 부사장이 핵심으로 꼽은 변화는 투자형 IB로의 전환이다. 고객들은 더 이상 ‘수수료만 취하는 IB’를 원하지 않고, 증권사의 직접 투자와 리스크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딜의 안정성을 확인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자기자본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IPO, 구조화금융, 해외 크레딧, PF 등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식시장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에쿼티성 거래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DCM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ECM 부문은 몇 년 전부터 리그테이블 1위권을 다투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등 IPO를 중심으로 성과를 쌓은 영향이다. WM 부문과의 시너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 부사장은 유상증자 등 에쿼티성 조달과 지배구조 자문 등 M&A 부문 강화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DCM 부문에서는 자신감도 크지만, 경쟁 심화에 대한 경계도 공존한다. 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 등 후발주자들이 인력 영입 등을 통해 기업금융 강화에 나서고 있고, 2위인 NH투자증권과의 격차도 좁아지고 있다. 주 부사장은 “DCM은 KB증권이 고객 네트워크와 신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리드해온 영역인 만큼 아성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본력을 앞세운 증권사 간 경쟁 심화 양상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결국 각자의 선택”이라고 봤다. KB증권은 수익원 다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보수적 접근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발행어음과 IMA 등 자본조달 수단이 다양해진 만큼, 조달과 투자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증권사들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KB증권 커버리지 조직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단순 자금조달을 넘어 기업의 생애주기에 맞춘 금융 파트너 역할을 하는 것이 커버리지의 본질이다. KB증권은 이 영역에서 가장 오랜 경험과 강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하우스다. 은행 대비 자본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오랜 신뢰 기반이 없으면 커버리지 영업은 지속되기 어렵다. 최근 증권사들이 자본력을 앞세운 영업에 나서고 있는 점은 위험요소다.”
-자본력을 앞세운 경쟁사들을 대응하는 전략은? 지주 차원의 자본 확충은 기회 요인인가, 부담 요인인가?
“대형 증권사 중 자본력이 부족한 측면은 있었지만, 충분히 대응해왔다. 앞으로도 IB 수익을 확대해 자본력도 함께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주가 대주주로서 자본을 투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과 책임이 따른다는 의미다. 추가적인 수익 창출 등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야 할 것으로 본다.”
-금리 인상 등 환경이 녹록지 않은데, 증권사 IB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자본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자금이 부동산에서 기업금융과 첨단 전략 산업으로 이동하고,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확대 역시 증권사 IB의 핵심 역할이 됐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더 이상 수수료 중심 구조로는 경쟁이 어려운 환경이고, 딜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증권사가 일정 부분 리스크를 부담하며 투자에 참여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IPO 역시 수수료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 좋은 기업을 발굴해 상장과 투자를 병행하고, 투자 수익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투자형 IB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투자 성과에 대한 책임과 보상이 반영되는 구조 역시 불가피하다.”
-회사 내부적으로 IB부문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DCM은 신종자본증권, QIB, 김치본드, 동산 유동화, ESG 등 다양한 신상품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시장을 확대해왔다. 글로벌에서도 외평채 주관을 연이어 수행하는 등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중복상장 등 지배구조 이슈 해소를 위한 공개매수와 인수합병 등 고객 수요가 늘면서 M&A 자문 영역에서도 신규 딜이 증가하는 추세다. 3년 전부터 관련 조직을 구축해온 성과다. 지난해 2조원대 규모의 HMM 공개매수를 비롯해 고려아연 공개매수 등 대형 딜을 수행했다. 현재도 자문을 포함해 다수의 관련 딜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 간 리그테이블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외형 경쟁 속 전략은?
“DCM은 10여 년 이상 톱을 유지해온 만큼 순위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일부 경쟁사들이 과도한 조건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무리한 인수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가 중요하다. 메자닌·PRS·RCPS 등 대체 구조화 딜은 확대되고 있다. IPO도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등 성장성 높은 기업들이 계속 등장한다. 첨단 전략 산업 기업 중심으로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수익 측면에서도 더 유효할 것으로 본다.”
-최근 딜 발굴에서 주목하는 산업군과 딜 유형은?
“AI, 로봇, 방산 등 첨단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유동성 확대로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올라가면서 투자 판단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결국 기업의 실행력과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 딜 유형으로는 채권형 중심에서 벗어나 에쿼티 투자와 관련 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서의 수익화 전략은?
“투자 특성상 수익 실현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프리IPO 등 상장 전 투자를 통해 회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인하우스 PE와 정책 자금 등을 활용해 모험자본 투자와 수익 창출을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의 해외 크레딧·사모대출 논란은 어떻게 보나
“해외 크레딧이나 사모대출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영역은 아니다. 일부 해외 실물자산 투자는 진행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조달과 투자 간 미스매칭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수익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당사는 투자 듀레이션과 크레딧 수준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해외 확장은 국내 증권사들의 해묵은 숙제다. IB영역에서 KB증권의 전략은?
“글로벌 DCM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인수금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해외 비중은 약 10%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대체투자에서는 에너지·인프라 등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에 집중하고 있다. 홍콩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세일즈 조직 확대도 검토 중이다.”
▲주태영 IB부문장(부사장) 약력 : 1969년 출생. 1995년 성균관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94년 쌍용증권 입사. 2006년 신한금융투자 기업금융팀장. 2010년 KB투자증권 DCM팀장. 2017년 KB증권 기업금융2부장(상무보). 2019년 KB증권 기업금융1부장(상무). 2022년 KB증권 기업금융1본부장(전무). 2024년 KB증권 IB1총괄본부장(전무). 2026년 KB증권 IB부문장(부사장)
입력 2026.04.21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4월 17일 15:17 게재
[주태영 KB증권 부사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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