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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국내주식의 목표 비중을 대폭 상향하며 기계적 매도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긴 했지만, 이 같은 조치가 주식 운용사들까지 훈풍이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이 크게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인한 피로도가 누적되며 보수적인 운용 기조가 보다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로선 위탁운용사를 추가로 선정해 민간부문에 더 큰 역할을 기대하거나, 위탁 규모를 늘리는 등 운용사들이 기대를 가질만한 국민연금 차원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28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하며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상향조정했다. 이번 안건이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면 국민연금이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연금의 이번 조치로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한숨 돌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운용업계에선 국민연금의 목표 비중 상향 자체를 두고 '호재'라기보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단 평가가 나왔다. 물론 앞으로도 국내 증시가 추세 상승을 이어갈 경우 실제와 목표 비중의 괴리가 확대해 리밸런싱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여지가 남아 있기도 하다.
사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면 위탁운용사들의 수익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국민연금은 주식운용 자금을 절반은 직접, 나머지 절반가량은 250여곳 이상의 위탁사에 맡겨 운용한다. 국민들의 노후 자산을 기초로 운용사들에게 위탁해 운용하는 탓에 위탁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위탁한 자금은 벤치마크(BM), 즉 시장 수익률을 얼마나 상회했는지를 두고 성과를 측정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주식 부문의 수익률은 약 83.25%를 기록했다. 이는 BM(79.54%) 대비 3.71%포인트(P) 상회하는 수치였다. 올해 2월 기준 수익률도 49.86%로 상당히 양호하지만 BM 대비 1.07%p 웃돌며 전년과 비교해 더 나은 성과로 보긴 어렵단 평가를 받았다.
올해 예상되는 국내 주식부문의 수익률은 약 21.65%로 BM 전망치(20.8%)에 0.85%P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는 물론, 2023~2025년 3년 평균(1.49%P 상회), 2021~2025년 5년 평균(0.93%P 상회) 보다 낮은 수치다.
결국 코스피가 8000선을 훌쩍 넘어 9000선을 바라보는 시점일지라도 시장 수익률을 이기지 못하면 운용사들의 수익 측면에선 크게 나아질게 없다는 평가다.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몇몇 기업들의 주식을 대상으로 액티브한 운용전략을 쓰는 운용사들의 초과성과금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이지만, 다수의 운용사들은 가파른 상승장에서 지수의 상승폭을 따라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주식을 통한 수익금이 국내 위탁사들에 재분배될지도 미지수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자금의 약 50.8%를 위탁사에 맡겨 운용하고 있다. 위탁운용의 목표 범위는 최대 65%이지만 여전히 이에 못미친다.
평가액 상승으로 위탁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과 달리 위탁운용의 비중은 전년(50.9%) 대비 현재는 소폭 하락했다. 국내 채권 위탁비중 17.8%(목표치 최대 20%), 대체투자 비중은 98.5%(목표치 최대 99%)로, 목표 범위의 최대치에 근접해있는 다른 포트폴리오와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국민연금 위탁 운용사들은 증시 상승의 낙수효과는 미미하지만 책임투자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부담을 토로하기도 한다. 국민연금은 현재 국내 주식의 의결권을 민간 위탁운용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재는 기금운용본부 내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시범사업 추진 방안을 마련하겠단 계획이지만, 운용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초대형 운용사 일부를 제외하곤 국민연금의 기준을 맞추기 위한 시스템 및 인력 정비에 대한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물론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민간 운용사로 넘어가면 국민연금은 관치논란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수 있단 취지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운용사들에 대한 점검 권한를 확대함과 동시에 연금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르면 하반기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에 이행점검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여부, 내부통제 등을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행점검에 따른 결과는 향후 운용사 선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증시의 훈풍과 달리 운용업계의 긴장도는 한층 높아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입력 2026.06.02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6월 01일 14:53 게재
취재노트
국민연금 주식 비중 목표치 상향에도
위탁운용 비중 그대로…보수적 기조 강화할 수도
BM 대비 초과수익률에 따라 성과 측정
몇몇 액티브 운용사들만 막대한 초과수익
증시 낙수효과는 미미한데, 더 막중해진 책임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