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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그간 속도를 내지 못했던 구조조정 거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구조조정 이슈는 고용, 지역경제 등과 맞물린 만큼 선거 전에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꺼내기 부담스러웠다는 관측이다. 당장 신규 매물이 쏟아지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전통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비핵심자산 매각과 사업부 재편 가능성을 점검하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주요 회계법인과 로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기업 구조조정 거래 증가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일부 자문사에선 하반기 구조조정 M&A 수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문의와 인력 배치 여력을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만큼 하반기 들어 비핵심 자산 매각이나 사업부 분리, 소수지분 유치 등 재무개선 목적의 구조화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조조정 이슈는 고용, 지역경제 등과 맞물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소재다. 특히 채권단이나 정부와의 조율이 필요한 거래의 경우 정치 일정이 마무리된 뒤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자본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는 개선됐지만, 온기가 전 업종으로 확산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석유화학과 철강, 건설·소비재 등 경기민감 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 내수 부진, 원가 부담이 겹치며 여전히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7%로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았지만, 성장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가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이 추산한 반도체 제조업의 성장 기여도는 55% 수준으로, 이를 제외하면 1분기 성장률은 1%를 밑돌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은 3.1% 늘었지만,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10.0%), 석유정제(-19.4%) 부진 영향으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선거가 끝나면서 기업들이 미뤄뒀던 의사결정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시점이 된 것 같다"며 "하반기에는 재무개선 목적의 자산 매각이나 사업부 정리 논의가 조금씩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면서 착시효과가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단순히 기업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슈인 만큼 정치적인 이벤트를 앞두고 꺼내기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업의 내부적인 판단에 따라 시기는 다를 수 있겠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영역 중 하나는 철강이다. 국내 철강업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 탄소중립 대응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철강 가격 상승으로 수출 자체는 늘었지만, 전반적인 수익성 회복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지만,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3450억원으로 23.8% 감소했다. 현대제철 역시 별도 기준으로 7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 철강사를 중심으로 한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대형사들은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갔고, 최근 1년 새 이엔지스틸, 정안철강 등 국내 철강사 14곳이 수익성 악화로 워크아웃이나 파산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형사 자체의 경영권 매각보다는 계열 내 비주력 사업부, 중견 철강사, 소재·가공업체를 중심으로 사업재편 논의가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과 마찬가지로 철강 쪽도 공급과잉 문제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는 각 기업이 자체적으로 감산하는 방향으로 조절하고 있지만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PEF 운용사들도 하반기 구조조정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계열 내 알짜 사업부가 매물로 나올 수 있어서다. 최근 들어 바이아웃(경영권 이전)으로 살 만한 매물이 많지 않은 탓에 일부 운용사들은 업황이 부진한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부 매각을 타진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철강이나 석유화학처럼 업황 부진이 길어진 업종은 기업이 먼저 공개 매각을 꺼내기 어렵지만,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지는 계속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에는 운용사들도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보다 기업별 상황에 맞춰 카브아웃이나 소수지분 투자 구조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입력 2026.06.10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6월 07일 07:00 게재
정치적 이벤트 앞두고 구조조정 이슈 꺼내기 부담
삼전·하이닉스 등 반도체 호황에 경기 회복 착시효과
철강 등 전통 제조업 업황 부진 여전은 여전
PE 카브아웃·소수지분 투자 타진도 늘어나는 분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