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체제 준비 한창인 KB·신한…양종희 회장 연임에도 촉각
입력 2026.06.10 07:00

'2기 체제' 향하는 KB·신한…승계와 쇄신의 시간

양종희 연임 무게추 속 지배구조 개편 변수

'성과 중심' 드라이브 거는 진옥동 '2기 체제'

차기 CEO·회장 후보군 경쟁도 본격화

  • (그래픽=윤수민 기자)

    양대 금융지주가 현 회장의 '2기 체제'를 놓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KB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승계 절차에 착수했고,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 연임 이후 성과 중심 경영 기조를 강화하며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2일 회의를 열고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확정한 데 이어 내·외부 후보군 각각 6명씩 총 12명의 롱리스트를 선정했다. 승계 절차는 2023년 당시보다 약 한 달 앞당겨 개시됐다.

    회추위는 7월 3일 숏리스트 6명을 선정한 뒤 8월 27일 최종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이후 9월 심층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하고,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임한다.

    업계의 관심은 양종희 현 회장의 연임 여부에 쏠리고 있다. 현재 내부 후보군에는 양 회장을 비롯해 이재근 글로벌사업부문장,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김성현 CIB·자본시장부문장, 이환주 국민은행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주주환원 확대 및 기업가치 제고 성과 등을 고려할 때 양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해 KB금융 당기순이익은 5조843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올해는 '6조 클럽'에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8일 기준 KB금융 주가 또한 양 회장 취임 직전과 비교해 180.03% 큰 폭으로 상승했다.

    변수는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논의다.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지주 회장 선임 구조를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하며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올해 들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는 이른바 '3연임 방지법'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는 11월 이전에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임위원회 구성 등 국회 일정이 남아 있는 데다 법안 심사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별도로 추진 중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관련 내용이 반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 확대 및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 도입 등이 이번 KB금융 회장 선임 절차에 영향을 미칠 주요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관건은 시기다.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마무리될 예정인 만큼, 개선안이 그 이전에 확정되면 내부 규범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논의가 지연될 경우 이번 회장 선임에는 직접 적용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은 상당 부분 논의가 진행된 상태"라며 "주주 권한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 연임 이후 2기 체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 다수 계열사 CEO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성과 중심 경영 기조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열사 CEO들에게 영업력과 수익성 제고를 주문하며 사실상 연말 인사와 연임 여부를 실적으로 판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진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1기 체제와 비교해 변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초기에는 금융의 본질과 내부통제, 영업 과정의 적정성을 강조했다면 최근에는 구체적인 성과와 시장 경쟁력 확보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고환율과 경기 둔화 등으로 금융권 영업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의 중요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업금융(IB)과 자본시장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좋은 딜'을 확보하라는 압박 또한 커지는 분위기다.

    그룹 비은행 전반의 리딩 금융그룹 경쟁에서 경쟁사에 밀리거나 정체되어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행보라는 해석이다. 그동안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제는 시장에서 직접 증명하는 실질적인 '영업력'으로 생존을 증명하라는 메시지다. 

    특히 진 회장은 사장들이 직접 한발 더 뛰어야 한다며 자회사 사장들의 현장 경영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책상 위 보고서에 의존하지 말고, 자회사 수장들이 직접 대형 고객을 만나고 현장을 누비며 영업 전면에서 전투력을 보여달라는 요구다.

    자회사 CEO들은 남은 하반기 동안 눈에 보이는 '영업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신한금융 내부적으로 전반적인 영업 체력 및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냉정한 진단도 나오고 있는 만큼, 체질 개선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쟁이 단순한 실적 다툼을 넘어 연말 인사와 최고경영자(CEO) 연임, 나아가 차기 회장 구도까지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차기 회장 후보군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메시지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성과와 실행력을 보다 강조하는 분위기"라며 "연말 인사와 차기 경영진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계열사 CEO들의 긴장감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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