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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기조는 바뀔 게 없어요. 그리고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고요. 정치적 요소보다는 주어진 권한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지금보다 더 해야되겠다. 더 빠르게, 더 힘들여서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질의응답 중)
지난해 대통령선거 이후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였던 지방선거가 끝났다. 예상대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우세를 보인 가운데, 서울시장ㆍ경기 평택을 보궐ㆍ부산 북구갑 보궐 선거에서는 야당이 승리하며 '정권 견제론'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였다.
선거 이후 현 정부의 정책 기조는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2년 후 총선을 위해서라도 국민성장펀드와 생산적금융으로 대표되는 투자유인 정책을 비롯, 가계부채 축소 및 부동산 규제 정책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까닭이다. 이번 정부의 최대 업적인 '증시 부양'을 지속하면서도, 경고등이 켜진 환율과 금리를 관리해야 한다. 의무공개매수제 등 자본시장 후속 입법과 4차 상법 개정안도 이제는 미룰수 없는 과제가 됐다는 평가다.
현재 금융시장에선 '7월 기준금리 인상론'이 정설로 자리잡았다.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향후 금리 방향성을 가리키는 점도표가 대폭 상향됐고,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장도 '이번에 올릴 수도 있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놓은 까닭이다.
시장에선 7월 첫 인상 후 연말까지 1회 추가 인상을 점치고 있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60원선을 17년만에 넘어선 원달러환율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힘을 받고 있다. 당국의 구두개입이나 국민연금의 선물환 매도는 임시 방편일뿐, 원화가 약세를 띌 거란 시장 심리를 잠재울 수 없는 까닭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유동성 축소로 이어져 증시에 부정적이다. 실제로 지난 5월 금통위 당시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상승을 멈추고 하락 전환했다. 지난 8일의 코스피 급락 역시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이 일으킨 '나비효과'로 풀이된다.
매크로 측면의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정부는 정면돌파하려는 모습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역시 1주년 간담회에서 '아직도 (국내 증시는) 저평가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증시 추가 상승을 위해 '정책 솔루션'에 힘이 실릴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코스피 8000'이 현 정부 주요 업적이 된 상황에서, 불안한 매크로 환경 속에서 증시 부양을 지속하려면 4차 상법 개정안과 자본시장법 후속 입법 등 '인식 개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거란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후속 입법의 핵심은 4차 상법 개정안이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와 집중투표 실질화, 전자주주총회 고도화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경영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접근성과 영향력을 크게 확대시키는 법안으로 평가된다. '최대주주의 이사회 독점'이 깨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상장사 지배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평가다.
의무공개매수제도 관심이다. 상장사 인수합병(M&A)시 잔여지분 전량을 경영권 지분과 동일한 가격에 매수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진 논의가 지지부진했지만, 선거 이후 논의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언급된다.
한 증권사 M&A 담당 임원은 "M&A 시장 위축 우려로 인해 반대 목소리가 많지만, 소액주주 보호가 현 정부 기조의 핵심인만큼 입법화는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50%+1주 확보를 명시한 금융위안을 기초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대기업의 자회사는 원칙적으로 상장을 금지하는 중복상장 규제 가이드라인 역시 발표가 코 앞이다. 만약 예외를 인정받아 상장이 가능해진다 해도, 물적분할 후 상장(쪼개기 상장)시 공모주의 25~70%를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의무 배정토록 하는 규제 역시 사거리에 들어와있다. 상장사 유상증자에 대한 금감원의 '깐깐한 심사' 역시 '신주 발행 차단' 차원에서 비슷한 결의 정책으로 분류된다.
다른 증권사 전략 담당 임원은 "현 정부 정책은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신주 공급을 가급적 차단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주식에 대한 수요가 사상 최대 수준인 상황에서 신주 공급을 줄이면 자연스레 매크로와는 별개로 증시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정책은 기존의 큰 방향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생산적 금융'을 위해 일부 부담을 덜어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선거 이후 결론이 나온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가 대표적 사례다. 금융위는 5대 은행에 총 6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이는 금감원 제재안(1조4000억원) 대비 대폭 축소된 규모였다.
대통령이 가계대출과 관련, 신용대출 및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축소 의지를 내비친만큼, 영업자산의 공격적 확대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환율로 인한 자본비율 관리가 당장의 숙제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기관의 공공성 강조에 따른 부실자산 관리도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통령이 배드뱅크인 상록수를 약탈적 원시금융으로 규정한 이후 불과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대부업체들까지 새도약기금으로의 이전에 동의했다"며 "특히 여전사들이 부실채권을 민간채권업체에 넘기기 어려워지며 중저신용자 대출자산 관리에 애를 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 지방 이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금융위원회와 IBK기업은행이 사정권에 들어와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노조의 이전 반대에도 불구, 예외가 될 수없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해수부 이전으로 인한 지방대학 경쟁률 상승'을 사례로 언급하는 등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까닭이다.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반도체 등 생산 기반을 수도권 외 지방으로 옮기라는 정부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당장 정부는 반도체 특별법에 따른 반도체클러스터 신규 지정 지역에 수도권을 원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산지소(地産地消) 원칙에 따라 전력이 생산되는 지방에 공장을 지으면 원가에 큰 영향을 주는 전기 요금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정책도 설계하고 있다.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현대차와 함께 새만금에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하는 등 큰 흐름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단계에 온 것 같다"며 "사기업이 생산능력을 지방으로 옮기는 일은 규제가 아니라 인센티브로 유도해야 하는데, 반도체의 경우 공장 자체를 '정치적 전리품'화 하고 있는 것 같아 다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입력 2026.06.11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6월 10일 13:3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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