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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공개되면서 HD현대로보틱스, 소노인터내셔널, LS에식스솔루션즈 등 지배구조가 다른 기업들의 적용 기준이 비교적 선명해졌다.
다만 해외 자회사 상장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를 직접 받지 않는 만큼, 모회사 의무와 국내 증권신고서 심사 등 간접적인 규율만으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7일 공개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물적분할뿐 아니라 인수·신설을 통해 형성된 자회사와 손자·증손회사까지 특례심사 대상으로 포함했다. 거래소는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여부를 추가로 심사하고,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방안 마련, 주주 소통 또는 동의 확인, 상장 찬반 결의·공시 등 5대 의무를 부과한다.
물적분할 자회사는 주주동의가 필수지만 일반 자회사는 동의가 없어도 개별심사를 받을 수 있다. 저비중 자회사는 일정 요건 아래 동의를 생략할 수 있으며, 주주동의에는 3%룰이 적용된다.
가이드라인 공개로 상장 추진의 전제조건이 가장 선명해진 곳으로는 HD현대로보틱스가 꼽힌다.
HD현대로보틱스는 모회사인 HD현대와의 연결 실적 기여도가 낮더라도 주주동의 의무를 피하기는 어려워졌다. 가이드라인은 저비중 자회사라도 물적분할로 설립됐다면 주주동의를 받도록 해서다. 자산·매출·영업이익이 모두 10% 미만인지는 주주 보호 필요성을 판단하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물적분할 자회사에 적용되는 주주동의 의무를 면제하는 근거는 되지 않는다.
가이드라인에 로봇과 AI 등 첨단 산업에 대한 예외 규정이 별도로 생기지 않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특혜 없이 HD현대 주주들의 주주동의 의무를 받은 후 거래소의 심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덕산하이메탈은 자회사 덕산넵코어스 상장을 위해 주주동의 절차를 선제적으로 밟은 사례다. 덕산하이메탈은 지난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덕산넵코어스 상장 추진 안건을 특별결의 방식으로 가결했다. 전체 지분의 약 79%가 참석해 92% 이상이 찬성했고, 일반주주만 놓고도 참석 지분의 73%가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덕산넵코어스에는 3% 룰이 소급 적용되지 않아, 이후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 투명성·안정성, 투자자 보호 여부는 별도로 심사받을 예정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번 중복상장 특례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앞서 소노인터내셔널의 상장 추진을 두고 티웨이홀딩스 등 상장 자회사 주주들의 반발이 제기됐다. 상장 자회사가 있는 상태에서 비상장 모회사가 상장을 추진하는 구조여서다.
가이드라인은 자회사가 먼저 상장된 뒤 모회사가 상장하는 경우에는 모회사 상장으로 기존 자회사 주주의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보고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 투명성, 투자자 보호 등을 보는 일반 질적심사는 그대로 적용된다.
LS에식스솔루션즈와 같이 물적분할이 아닌 인수를 통해 편입한 회사도 새로운 기준의 영향을 받는다. 상장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종속회사이거나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증손회사라면 해외 기업을 인수해 성장시킨 경우라도 특례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물적분할인지 인수인지에 따라 특례심사의 적용 여부보다는 주주동의의 필요성과 주주 보호 심사 강도가 달라진다.
다만 LS에식스솔루션즈는 물적분할 자회사가 아니어서 주주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필요성에 상응하는 보호방안을 마련하면 주주동의 없이도 개별심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자산·매출·영업이익 비중이 모두 10% 미만이면 저비중 자회사로 주주동의 면제를 적용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예상 기업가치가 모회사 시가총액의 10%를 넘는 등 중요 자회사로 판단되면 면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가이드라인이 물적분할 외에 인수·신설 자회사까지 포괄하면서 기업들의 규제 회피 가능성도 좁아졌다. 상장 직전 지분을 낮춰 종속·지배관계를 해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근 1년 이내 종속회사나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었던 회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합병이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우회상장도 심사 대상이다.
다만 해외 자회사 상장에 대한 규율의 실효성을 두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국내 상장은 모회사 이사회의 찬성 결의가 없으면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해외상장은 국내 거래소가 상장 자체를 직접 심사하거나 불허할 수 없다. 모회사 이사회가 5대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10억원의 위약금과 하루 동안의 매매거래 정지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장은 모회사 이사회가 반대하면 거래소 심사 단계에서 걸러낼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 상장은 직접 차단하기 어렵다"며 "의무 위반 시 부과되는 최대 10억원의 위약금도 대기업에 충분한 억지력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해외상장이 손쉬운 규제 회피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해외 거래소에 상장하더라도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는 그대로 적용된다"며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이라면 금융감독원이 이를 확인하고, 신고서가 수리되지 않으면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상장의 경우 현지 회계기준과 공시체계를 추가로 충족해야 하고 상장 유지비용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입력 2026.07.06 13:0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7월 06일 13:03 게재
HD현대로보는 주주동의 필수…소노인터내셔널은 특례심사 제외
인수 자회사 LS에식스솔루션즈도도 대상…주주동의는 의무 아냐
시행 전 예심 청구한 덕산넵코어스엔 3%룰 소급 적용 안 돼
해외상장은 거래소 직접 심사 밖…간접 규율 실효성은 과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