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국내 주식과 상호전환 가능해진다
입력 2026.07.08 11:11|수정 2026.07.08 11:12

"ADR 사고 본주 팔라" TSMC 사례 재현 우려

ADR 주관사 선정 후 관련 절차 신청한 상태

주관사단·예탁원 등 운영규정 막바지 조율 중

차익거래 길 열리지만 완전 자유전환 아닐 듯

  •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둔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국내 상장된 보통주와 상호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주관사단은 현재 한국예탁결제원 등 관계당국과 ADR과 본주 사이 전환을 위한 세부 운영체계와 결제 인프라를 조율 중이다. 

    시장에서는 그간 ADR과 국내 보통주를 서로 전환할 수 있는 '펀저빌리티(Fungibility)' 허용 여부를 이번 SK하이닉스 ADR 상장의 핵심 변수로 꼽아왔다. 동일한 경제적 권리를 가진 증권이라도 양 시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없으면 미국 ADR과 국내 보통주 사이 가격 괴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펀저빌리티가 허용되면 투자자들은 ADR과 본주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할 때 두 증권을 서로 전환해 차익거래를 할 수 있다. 국내 보통주를 ADR로 바꿔 미국에서 매도하거나, 반대로 ADR을 본주로 전환해 국내에서 거래하는 식이다. 이 같은 거래가 원활할수록 양 시장의 가격 차이는 빠르게 좁혀진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ADR과 본주에 대한 투자자 접근성을 동일하게 맞춰주지 않으면 수급이 분리되면서 과거 대만 TSMC 사례처럼 가격이 크게 벌어질 수 있다"라며 "펀저빌리티는 투자자들이 아비트리지(차익거래)를 통해 서로 다른 시장에 상장된 증권의 가격을 맞추는 핵심 장치"라고 말했다. 

  •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UBS가 SK하이닉스 ADR 상장 직후 ADR을 매수하고 본주를 매도하는 전략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투자자들의 신규 수요로 ADR이 본주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해외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NDR) 당시부터 펀저빌리티 허용 여부가 주요 관심사였지만, 관련 방침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0거래일 동안 25% 가까이 조정을 받았다. 투자업계에선 ADR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나 수급 이동 역시 조정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주관사단과 관계기관이 관련 인프라 구축과 세부 운영규정 마련에 나서면서 불확실성은 조만간 해소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ADR 주관사 선정 이후인 지난 5월께 관계기관에 펀저빌리티 관련 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이번 ADR 상장의 취지가 자금 조달보다는 투자자풀 확대와 주가 재평가에 있었다. SK하이닉스가 공모 조달이 필요한 기업은 아니지 않나"라며 "이를 감안하면 펀저빌리티 자체는 어차피 허용하는 방향이 잡혀 있지만, 세부 규정에서 복잡한 내용이 많다"라고 전했다. 

    관건은 펀저빌리티가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느냐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완전한 자유 전환보다는 관계기관의 심사와 승인이 필요한 허가제에 가까운 방식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ADR과 본주 간 상호 전환은 가능해지지만, 전환 신청마다 일정한 절차와 시간이 필요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펀저빌리티 운영 방식이 신중하게 검토되는 배경으로 외환시장 영향도 꼽는다. ADR과 본주 간 상호 전환이 활발해질수록 원화와 달러를 오가는 투자자금 이동도 늘어날 수 있어, 관계기관이 관련 제도와 운영 기준을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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