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생명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내달 7일 실시될 전망이다.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경영진 인터뷰(MP·Management Presentation)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의 최종 참여 여부가 이번 인수전의 판도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MP를 마친 뒤 조만간 입찰안내서를 배포하고 본입찰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7일 본입찰을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후보들의 요청에 따라 일정이 다소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비입찰에 참여해 적격인수후보에 오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MP는 이달 1일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흥국생명, 한화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순차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MP 기간 경영진 면담과 정밀 실사를 거치며 후보별 인수 의지가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원매자는 삼성생명이다. 당초 산업은행의 오랜 골칫거리인 KDB생명 매각에 '구원투수' 격으로 이름만 올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삼성생명이 실제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진성 원매자'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삼성생명은 이번 인수를 위해 이완삼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를 중심으로 상무급 임원 등이 포함된 20여 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여기에 EY한영과 법무법인 화우를 각각 회계·법률 자문사로 선정해 세부 검토에 착수하는 등 다른 후보들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룹 차원의 M&A 경험 확대 기조 속에서 당초 해외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던 흐름이 KDB생명 딜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유입되는 막대한 배당금을 활용한 자본 재배치 차원에서 KDB생명 인수가 검토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물론 KDB생명 인수로 기대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가 크지 않아 실제 본입찰에서 얼마나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라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그러나 자금 여력 면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실제 인수 의지를 갖고 끝까지 완주한다면 가격 경쟁에서 이를 따라갈 후보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예컨대 삼성생명처럼 자금 여력이 충분한 후보들은 산업은행의 사전 증자 규모를 최소화한 뒤 경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의 지원 규모가 커질수록 향후 경영에 대한 개입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경우 실제 가격 경쟁이 벌어지면 삼성생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생명 외에는 흥국생명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거론된다.
흥국생명은 인수 의지가 가장 높은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총자산 23조 8000억 원 수준인 흥국생명이 KDB생명(17조 원)을 품을 경우 단숨에 몸집을 두 배 가까이 불릴 수 있다.
자체 재무 여력은 넉넉하지 않더라도, 태광그룹 차원의 현금성 자산이 2조 원 수준으로 알려져 그룹의 지원 사격을 기대해 볼 만하다. 인수 성공 시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와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등에 이어 업계 6~7위권으로 도약하는 만큼, 인수 시너지가 가장 확실한 후보라는 평가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역시 KDB생명 인수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온 후보자다. 한투는 보험사 M&A를 통한 보험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데, 최근 내부 분위기에 변화가 읽힌다. 한때 "비용을 더 주더라도 제대로 된 곳을 인수하자"던 기조가 최근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느냐"로 선회했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보험사 인수 목적이 보험영업 자체보다는 장기 보험자산을 활용한 자산운용 비즈니스 확대에 있는 만큼, 최대한 낮은 가격에 자산 규모를 확보하는 것이 실익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투는 최대한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 증자를 더 받는 구조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삼성처럼 가격 경쟁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사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사 참여 강도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느슨한 편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약 1조 원 규모의 애큐온캐피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무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교보생명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FI와의 풋옵션 갈등과 지주사 설립 등 내부 현안이 산적해 있어 완주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매각 측은 본입찰 이후 8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내년 상반기 내로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일정을 검토 중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속도와 후보들의 복잡한 셈법을 감안하면 향후 세부 일정은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입력 2026.07.14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7월 13일 14:09 게재
본입찰 내달 7일 유력…MP 마무리 후 입찰안내서 배포
삼성생명 '진성 원매자' 부상…자금력 앞세워 가격 경쟁 우위
흥국·한투 완주 가능성…한화·교보는 신중 기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