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4DX 투자조건 윤곽...'보장수익률·풋옵션'에도 '못 미더워'
입력 2026.07.14 07:00

4D플렉스 투자유치 조건 윤곽…연 5% 안팎 보장수익률·5년 풋옵션

프리밸류 4800억·국민성장펀드 참여 유력…은행권도 투자 검토

"결국은 회수 가능성"…기업가치·CJ CGV 재무여력에 시선

  • (그래픽=윤수민 기자)

    CJ CGV가 자회사 CJ 4D플렉스를 통해 추진 중인 2000억 원 규모 투자 유치의 구체적인 조건이 드러나고 있다. 투자자에게 연 5% 수준의 보장수익률과 5년 뒤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사업의 성장성보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며 신중한 분위기다. 하방 안전장치가 마련되더라도, 실제 이를 이행할 CJ CGV의 재무여력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4D플렉스는 현재 2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국내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성장펀드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성장펀드의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이를 전제로 시중은행 등 금융권도 투자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조건의 윤곽도 잡혔다. 프리머니 밸류(Pre-money value·투자유치 전 기업가치)는 48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번에 2000억원을 계획대로 유치하면 포스트머니 밸류(Post-money value·투자 후 기업가치)는 6800억원으로 늘어난다. 총 투자 기간은 7년이며, 투자 실행 5년 이후부터 CJ CGV를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논의 중이다. 투자자에게 제시된 연 보장 수익률은 5% 안팎으로 전해졌다.

    특히 풋옵션과 보장수익률 등 하방 보호장치를 마련한 점에서 투자 유치 성사에 공을 들인 모습이다. 이미 앵커(주요) 투자자와의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CJ CGV가 약 600억원 규모의 앵커 투자자를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이 앵커 투자자가 국민성장펀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J 4D플렉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스크린X와 4DX 특별관 공급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해외 매출 비중도 90% 수준에 달하는 만큼 국내 극장 업황과는 다른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CJ 4D플렉스의 지난해 매출은 1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다만 시장 분위기는 기대보다 신중하다. 가장 큰 쟁점은 투자 기간 내에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만큼의 가파른 성장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한 기관투자가(LP)는 "CJ 4D플렉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약 1300억원, 에비타(EBITDA)는 200억원 수준"이라며 "투자 유치 전 기업가치인 프리머니 밸류(4800억원)만 놓고 보더라도 이미 현재 실적 대비 상당한 수준의 멀티플을 적용받아 고평가된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 프리머니 밸류 기준으로만 봐도 에비타 대비 24배에 달하는 높은 배수가 적용된 셈이다.

    그는 이어 "투자금 2000억원이 유입된 후의 가치(포스트머니 밸류 6800억원)와 7년이라는 투자 기간을 고려하면, 엑시트 시점에는 기업가치가 최소 1조원 수준까지 높아져야 한다"며 "과연 그만한 실적을 증명해내고 시장에서 1조원이라는 가격에 다시 받아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하방 장치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된 상황이다. 투자를 검토 중인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은 거래 상대방인 CJ CGV의 재무 여력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연쇄 회생 신청 사태를 지켜본 FI들 사이에서 "대기업 계열이라고 해서 거래 안정성을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다"는 경각심이 커진 탓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CJ CGV가 향후 풋옵션을 받아줄 만한 재무적 체력이 되는지가 우려 사항"이라며 "극단적인 비교일 수 있지만, 최근 중앙그룹 사례에서 보듯 풋옵션 등 하방 장치가 있어도 모기업의 기초체력이 무너지면 회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불신이 작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CJ CGV의 재무 부담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2023년 유동화회사 우선매수권 행사(2100억 원), 2024년 임차보증금 재매입(1800억 원) 및 CGI홀딩스 관련 FI 지분 매입(1563억 원) 등 잇따른 자금 소요로 차입금 상환 여력이 저하됐다. 여기에 오는 2026년 11월 도래하는 CGI홀딩스 인수금융 관련 자금보충의무에 따른 잠재적 현금 유출 리스크도 상존한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CJ CGV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영화관 부문의 회복 속도가 더디고, 자체 현금창출력을 통한 차입 부담 완화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CJ CGV의 신용등급은 A-다. 

    이렇다 보니 국민성장펀드 참여에 발맞춰 매칭 투자를 고심 중인 금융지주 계열사 등 출자자(LP)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밸류에이션의 적정성 자체에도 의문이 있는데, 향후 회수 리스크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책성 펀드의 기조에 맞춰 투자를 검토하곤 있지만 내부 검토 과정에서 심사역들의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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