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이 이정우 한국 대표의 퇴임을 앞두고 후임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유력 후보는 아직 없지만, 주요 IB 출신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업계에서 IB 출신 인사들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만큼 '딜 소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앞서 퇴사 의사를 밝힌 이정우 대표 후임으로 한국 사무소 대표를 찾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가 출근을 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사실상 회사를 떠나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 후임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은 시니어 IB 대표들이다.
베인캐피탈 측은 모건스탠리, 시티글로벌마켓증권 등 국내 주요 IB 전·현직 수장들을 포함해 업계 내 다수의 중량급 인사들을 접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직·간접적으로 인터뷰가 진행됐지만 아직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독 IB 대표들에 ‘러브콜’이 이어지는 것은 PEF들이 ‘좋은 딜’ 찾기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PEF들이 인수할 만한 매물은 그들끼리 경쟁으로 가격이 높아지고, 적당한 가격의 매물은 국내 PEF들이 먼저 선점한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딜 소싱 역량을 갖춘 인사에 대한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나 IB 대표급들은 대기업과도 관계가 돈독한 만큼 대형 딜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 IB 대표급들의 경우 딜 경험에선 견줄 만한 인물이 없다”라며 “이미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들에게도 러브콜이 오는 것으로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베인캐피탈의 김동욱 부사장도 옮긴 지 얼마 안 됐지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는 시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에서 근무해, 전체 경력은 20년 가까이지만 베인캐피탈 재직 기간은 4년 정도다. 베인캐피탈 내부에서도 외부 출신과 내부 승진 중 하나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PEF 운용사를 포함해 IB 업계에서는 대표를 맡을 인재를 구하는 숙제가 안겨진 지 오래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씨티증권의 한국지점 대표들은 십수 년간 대표를 맡아왔지만 50대에 접어들면서 후계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 그런데 대표급 인사들도 기업에서 채용해 가면서 마땅한 인재풀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베인캐피탈을 포함해 글로벌 IB 하우스 한국 지사 수장들의 인사 이동이 이어지고 있다.
10년 넘게 모건스탠리 한국 기업금융(IB) 부문을 이끌어 온 조상욱 대표가 떠나면서 IB 부문 신임 대표로 김세원 전무가 내부 승진했다. 김세원 전무는 2023년 UBS 증권 한국 지점에서 모건스탠리로 이직했는데, 약 1년 반만에 IB 부문을 이끌게 됐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SC증권)에서 7년간 투자은행(IB) 부문을 이끌어온 윤기희 대표도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정우 대표가 베인캐피탈 한국 진출 초기부터 하우스를 이끌어 온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후임으로 적임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베인캐피탈이 국내에서 자주 거래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글로벌 초대형 PEF 중 하나고 국내에서 ‘타율’이 좋은 하우스로 꼽혀왔기 때문에 차기 대표가 누가 될지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서울대 졸업 후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에서 MBA를 밟고 맥킨지와 크레디트스위스(CS)를 거쳐 2010년 모건스탠리 PE에 합류했다. 이후 2015년 이 대표는 베인캐피탈의 한국 총괄 대표로 영입됐다. 2018년 기존 전무(Principal) 직급에서 투자를 총괄하는 매니징디렉터(MD; Managing Director)로 승진했다. 2017년 AHC로 알려진 화장품사 카버코리아를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에 매각해 1년 만에 약 1조5000억 원을 베인캐피탈에 안긴 후다.
IB 대표급, 베인캐피탈 차기 수장 후보로 거론
경력 등 적임차 찾기 어려워…내부승진 가능성
딜 소싱 경쟁에 시니어 IB 인사 몸값 ‘상승세’
경력 등 적임차 찾기 어려워…내부승진 가능성
딜 소싱 경쟁에 시니어 IB 인사 몸값 ‘상승세’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6월 0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