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비바리퍼블리카 감사 수임…토스 美 IPO 공략 '첫 발' 뗐다
입력 25.07.29 07:00
토스, PCAOB 기준 3개년치 감사 본격화
'적정 의견' 받아야 美 IPO 다음 단계 밟아
흑자 전환·IR 인력 보강하며 美 입성 준비
수익성 입증 등 IPO까지 '과제 산적' 평가도
  • 삼일회계법인이 미국 상장을 추진 중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외부감사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토스가 본격적으로 미국 증시 입성을 위한 실무 절차에 착수하며 미국 기업공개(IPO)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올해 초 미국 상장을 위한 외부감사인으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이번 감사는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사 기준에 따라 진행되며 최근 3개 회계연도의 재무제표를 대상으로 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등록된 회계법인이 감사를 수행한 감사보고서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 3개 회계연도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소규모 기업의 경우 '신흥성장기업(Emerging Growth Company·EGC)'으로 분류돼 2개년 감사로도 상장 요건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토스는 자산 규모와 매출 수준이 커 EGC 특례에 해당하지 않았다.

    해당 제도는 우리나라의 감사 제도와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지정감사인을 배정하는 구조로, 통상적으로 직전 회계연도 1년 치에 대한 감사보고서만으로 상장이 가능하다. 다만 미국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직접 감사법인을 선택하고 상장 방향에 맞춰 수임을 맡겨야 한다. 삼일회계법인은 토스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사례로는 지난해 나스닥에 입성한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가 있다. 네이버웹툰 역시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미국 PCAOB의 감사 기준에 따라 직전 3개 회계년도에 대한 외부감사를 받았다. 재무제표는 미국회계기준(US GAAP)을 적용해 작성됐다.

    통상 PCAOB 기준의 감사는 국내 감사보다 문서화 요건 및 내부통제 검토 수준 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내부회계관리제도 등 전반적인 통제 시스템이 고도화되어 있어 감사 준비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투입된다.

    감사 결과에서 '적정' 의견을 받아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 미국 상장 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아직 넘어야 할 단계는 많다. 다만 토스가 미국 IPO를 향한 실질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토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679억원, 영업익 709억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은 매출액 1569억원, 토스인컴은 매출액 89억원을 기록했다. 토스는 지난해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토스는 지난해 10월 국내 상장 계획을 접고 미국을 포함한 해외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국내 IPO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토스는 지난해부터 외국계 IB들과의 접점을 늘려왔다. 미국으로 상장 전략을 바꾼 이후 IR 및 대외협력실의 인력을 보강하는 등 준비작업도 병행해 왔다. 

    미국 IPO 시장에 입성하기까진 과제가 여전히 많다는 지적도 있다. 핵심은 '수익성 입증'이다. 토스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원앱으로 통합해 사용자 편의성과 확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은행·증권·보험 등 각 사업 부문별로 뚜렷한 수익 기반이나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구주매출에 대한 기존 투자자 간 셈법 충돌 역시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단위경제성(Unit Economics)을 제시하고, 중장기적 성장성과 시장 내 지배력을 입증할 '한 방'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그 한 방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스 측은 "미국 상장을 포함해 다양한 자본시장 전략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며 "미국 IPO의 실현 가능성과 최적의 시점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