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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케이파트너스 이런 업체들은 (기업을) 인수해서 회사 구조조정한 다음에 먹튀하는 형태의 전형적인 양산을 해서 노동·사회문제가 되는 업체들이 꽤 있다", "국민연금이 왜 이런 먹튀하는 업체들에 자금 지원을 하느냐 비난 받는 문제가 있을수 있다" (2021년 4월, 제 5차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中 이찬진 당시 위원 발언 발췌)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 사태와 관련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대한 추가 조사에 돌입했다. 지난 3월 검사에 착수한 이후 5개월여만이다.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이후 금감원의 사실상 첫 공식 행보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에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불공정거래를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또 홈플러스 인수 당시 펀드 출자자를 모집하는 과정 전반을 들여다볼 계획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상태에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신청을 계획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검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검찰은 반부패수사3부에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진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검찰에 공을 넘긴 지 수개월이 지나 다시 시작된 금감원의 조사는 이 신임 원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이 과거 MBK파트너스를 "먹튀하는 형태의 전형"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전례가 있는만큼, 금감원 차원에서 강도 높은 제재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MBK파트너스를 대하는 금감원의 기조가 보다 명확해진 상황에서 PEF 운용사 전반에 걸쳐 긴장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기 이전, 금감원은 이미 우리나라 상위 약 30곳의 운용사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투자기업(포트폴리오)의 현황 및 운용사들의 대응전략 등을 파악하는 수준이었는데, 조사 이후 아직까지도 별다른 후속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 MBK에 대한 대대적인 추가 조사 이후 GP에 대한 규제 방안이 발표될지 운용사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의 이번 조사 과정에선 펀드에 대한 출자 과정 전반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두고 금감원이 GP를 넘어 기관투자자(LP)까지 직접 사정권에 두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과연 국내 주요 LP들의 출자 과정을 살피고 이에 대한 직접 제재 권한을 가질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는 모양새다. MBK파트너스에 대규모 출자를 단행한 국민연금만 보더라도 보건복지부가 주무부처이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대상이다. 각 출자 기관별로는 주무부처가 존재하고, 주무부처가 다른만큼 국회 소관위원회도 상이한데 과연 금감원이 어디까지 권한을 갖고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란거리이다.
운용사들의 위법, 탈법 행위에 관해선 금감원 차원의 제재가 가능하다. 그러나 조사 범위를 기관투자가, 그리고 기관투자가들의 과거 출자 행적까지 확장한다면 기관들의 자율적인 출자 사업과 운용사들의 적극적인 투자활동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이란 지적이 만만치 않다.
MBK파트너스를 넘어 국민연금을 향하고 있는 금감원의 조사가 추후 감독당국의 권한 확대를 위한 포석이란 평가도 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중인 금융체계개편에 앞서 금감원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찬진 원장은 과거 국민연금 기금운용회 위원으로 활동했을 당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사외이사 추천 등을 통한 기업 경영 관여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사외이사 추천 제안은 아직까지 현실화하진 않았으나, 앞으로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재계의 상당한 반발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상법개정안과 노란봉투법 등 기업 경영에 부담이 큰 법안들이 여당 주도로 속속 통과되고 있는 현시점에선, 재계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는 조치가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금융당국의 수장이자, 대통령의 '복심 중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찬진 원장의 재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현 정부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비쳐보면 금감원의 점진적인 권한 확대 역시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 정부 이복현 전 금감원장의 행보는 금융회사를 넘어 기업경영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개별 기업들의 자본시장거래에 원장이 직접 나서 일일이 코멘트를 하며 기업들의 경영 계획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많았다.
정권 교체 이후 금감원에 자리매김한 검사 출신 인사들의 무소불위 권력은 사라졌다. 그러나 쟤계와 금융권 그리고 다수의 자본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새로운 원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란 긴장감이 팽배하다.
취재노트
신임 원장 취임 후 MBK파트너스 추가 조사 실시
펀드 출자 과정 조사 예상…"사실상 국민연금 대상" 평가
李 복심 이찬진 원장의 금감원 역할 확대 포석 평가
금융권·기관투자가 넘어 재계까지 사정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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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8월 29일 13:5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