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홈플러스 담았는데"…부동산 시장서 누가 기회 잡고 위기 빠질까
입력 2026.07.16 07:00

운용사, 좀비 임차인 빠지면 도심 점포 개발 기회

홈플러스 점포 개발 PF 물린 건설사엔 우발채무 뇌관

롯데건설, ABS 6000억 발행해 청산 대비 선제 조달

  • (그래픽=윤수민 기자)

    홈플러스가 사실상 청산 수순에 접어들면서 점포를 기초 자산으로 편입한 부동산자산운용사와 건설사간의 희비가 교차되는 분위기다. 운용사의 경우 기존 홈플러스 부지를 개발해 수익을 낼 기회가 생긴 반면 홈플러스 점포 개발사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을 제공한 건설사는 금융비용 지원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펀드에 점포를 편입한 일부 운용사들은 청산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이어지는 동안 점포의 용도변경과 개발이 어렵지만 청산으로 임차인이 빠지면 지하철 역세권이나 상업지 중심 점포를 오피스텔 등으로 개발해 수익을 낼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임대인에게 임차료를 기존 대비 20~50% 할인된 금액으로 지급하고 있었다.

    한 부동산 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2년간 임차료도 제대로 내지 않고 건물을 비우지도 않던 홈플러스가 나가주는 게 차라리 '앓던 이' 빠지는 격"이라며 "홈플러스가 있는 도심 내 중심지의 경우 오피스텔로 개발을 하면 그나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펀드에 편입된 일부 홈플러스 점포는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에 위치해있다. 지하철 역과 가깝고 상업지 중심이라 지역적 이점은 있는 셈이다.

    다른 부동산 운용사 관계자는 "몇년 전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임차인에게 임대를 주는 것이 더 좋은 건 사실이지만 현재 홈플러스는 '좀비'와 같다"며 "청산이 진행되면 투자자들과 협의해 다양한 방안으로 점포 부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든 홈플러스 점포 부지에게 기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 있는 일부 점포의 경우 주위에 아파트 단지가 있고 산업단지가 있는 상황이다. 지방 점포의 경우 오피스텔로 개발하기 쉽지 않으며 활용방안이 제한되는 실정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모든 점포의 상황이 같지 않기 때문에 개발을 할 수 있을지는 신중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포 개발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홈플러스 청산 시 PF 우발채무 현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롯데건설, DL이앤씨, GS건설, SK에코플랜트 4개사는 20개 현장에서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홈플러스 점포를 매입해 개발하는 과정에서 후순위 PF 대출에 신용보강(연대보증 및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했다. 홈플러스 청산으로 임대료 유입이 멈추면 점포를 보유한 법인(SPC)가 금융비용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져, 건설사들의 금융비용 지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선순위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할 경우 대위변제 부담도 발생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후순위 PF 차입금의 만기 시점에 차환 여부에 따라 건설사의 대위변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선순위 PF 차입금의 대주단이 EOD를 선언하고 자산을 매각할 경우 차입금 상환 재원의 부족분에 대하여 건설사의 대위변제 부담이 현실화할 전망"이라 분석했다.

    홈플러스 청산 시 자금 유출 가능성이 큰 곳은 롯데건설과 DL이앤씨다. PF우발채무가 해소된 현장을 제외하면 관련 PF보증 규모는 각각 롯데건설 5738억원, DL이앤씨 1425억원이다. GS건설은 안산점 본PF 전환, SK에코플랜트는 해운대점 대위변제와 채무인수를 통해 리스크를 대부분 해소했다.

    홈플러스 개발사업 관련 PF 보증 규모가 가장 큰 롯데건설은 관련 리스크 확대에 대비해 유동성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건설의 순차입금이 올해 1분기 2조200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우발채무가 단기간에 현실화할 경우 자금 압박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롯데건설은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해 공사대금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번 ABS 발행을 홈플러스 청산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자금 조달로 보고 있다. 이번 ABS는 KB국민은행의 신용공여를 기반으로 최고 신용등급(AAA)을 확보했다. 

    신평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자금을 조달한 셈"이라며 "내년 3월 프로젝트샬롯의 만기를 앞둔 상황에서 일단 급한 불은 껐다"고 말했다.

    DL이앤씨 또한 점포의 영업이 종료될 경우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지만 재무 부담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거란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선순위대출의 기한이익상실 등에 따른 출자 부담 및 후순위대출 대위변제 등이 현실화하더라도 보유 현금성자산과 풍부한 자본완충력 등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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