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선거전 시작…김인 회장 독주? 역대 최대 손실 책임론은 '변수'
입력 25.10.20 07:00
중앙선관위 "12월17일 중앙회장 선거 실시"
보궐선거 제외, 첫 1276명 선거인단 직선제 선거
현직 김인 회장, 취임 이후 조직 쇄신에 주력
지난해 1.7조 순손실, 올 상반기엔 벌써 1.3조 손실
'조직 안정' VS '김 회장 책임론' 맞설듯
  • 총 자산 288조원, 거래자 수 2353만명, 전국 1276곳의 금고를 관할하는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오는 12월 치러진다. 전직 회장의 비위로 인한 공석으로 치러진 보궐 선거를 제외하고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이 직접 회장을 선출하는 사실상 첫 직선제 선거이다.

    현재로선 현직인 김인 회장의 독주가 예상되지만, 반대편에 선 후보들이 김 회장의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하며 출마한다면 선거의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단 평가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25일 선거 공고를 내고, 12월17일 중앙회장 선거를 실시한다. 입후보 예정자들은 내달 초 임원직에서 사직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진행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는 전국 금고 이사장 총 1276명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한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역시 김인 회장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23년 말 박차훈 전(前)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생긴 공백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회장직에 당선됐다. 김 회장은 과거 6년간 중앙회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금고 이사장들과의 네트워크를 다져왔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를 벌일 수 있었단 평가를 받았다. 

    당시 득표율은 45.1%(539표)로 선거인단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지지를 얻었다. 김 회장과 박차훈 전 회장과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새마을금고의 쇄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반대하는 의견도 결코 적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이 선거에 출마하면, 자연스레 지난 2년간의 경영성과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가지각색의 비위 사태로 내홍을 겪은 새마을금고가 정치권 집중포화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회장직을 맡은 김 회장은 조직 혁신과 건전성을 높이는데 주력해 왔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중앙회 내부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비위 행위가 적발된 대체투자부문의 인력을 대거 교체했다. 권력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임기를 4년 연임제에서 단임제로 변경하기도 했다. 또 경영안정성 확보를 위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고 대손충당금을 쌓는데 주력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마을금고 전반의 수익성은 나아지질 않았다는 점은 변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새마을금고는 창립 이래 최대 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6월 기준 순손실은 약 1조328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19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2021~2022년까지만해도 조 단위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023년을 기점으로 순이익이 대폭 줄어들었다. 현 추세라면 지난해 총 손실규모(약 1조7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체율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6월말 기준 전국 새마을금고 연체율 평균은 8.37%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새마을금고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건전성 경고등까지 켜지면서 김인 회장은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았다. 오는 2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전망인데, 건전성 관련 질의와 더불어 내부통제에 대한 질타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일단 김 회장 측이 선거전에서 내세울 수 있는 전략은 '조직의 안정' 그리고 추진 과제의 '일관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선거에선 7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번 선거에선 새마을금고에서 잔뼈가 굵은 3~4명의 인사들의 출마가 예상된다. 반대편 후보들은 김인 회장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하며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인 회장은 박차훈 전 회장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로 긴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같은 배경에 박 전 회장과 김인 회장의 정적(政敵)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에서 선출되는 회장은 단임제를 적용받고 향후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김인 회장 체제가 유지할지, 새로운 수장이 탄생할지 예단하긴 어렵지만 극심한 적자 상황에서 벗어나고 건전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수장의 제 1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도 끊이질 않는 투명성 논란을 잠재우는 것 역시 중요한 숙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