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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M&A 시장에서 F&B 매물들의 거래 난이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이 프랜차이즈 업종을 집중 질타하면서 본사가 가맹점주와의 관계, 노동자 처우 관리에 고삐를 죄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교촌치킨, 명륜진사갈비, 하남돼지집 등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잇달아 도마에 올랐다. 당초 이들 기업 대표 모두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막판 조정으로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만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교촌치킨은 순살치킨 중량을 줄인 문제로 질타를 받았으며, 해당 문제를 공정위에 제소한 가맹점주와의 재계약을 거절한 것을 두고도 보복성 조치라며 질타를 받았다.
하남돼지집을 운영하는 하남에프앤비는 정당한 사유 없이 특정 가맹점에 대한 물품 공급을 중단하고 가맹계약을 해지한 행위가 '갑질'로 인정돼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8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올해 들어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불공정 해위를 대대적으로 적발하며 제재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반올림피자, 버거킹, 메가MGC커피도 잇따라 제재 대상에 오른 바 있다.
이렇다 보니 F&B 딜 거래에도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현 정부 들어 노동·가맹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정치권의 감시가 거세지면서, PEF와 LP 모두 F&B 섹터를 검토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단 목소리가 많다.
F&B 매물의 경우 본사의 수익성이 곧 딜 밸류로 귀결된다. 원가 문제나 가맹점주와의 관계 문제로 본사 이익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면, 딜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숫자만 놓고 보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F&B 매물이 적지 않게 나와 있지만, 거래가 활발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멀티플은 비싸지 않은데, 본사가 이익을 확장하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많아 성장성 한계가 보이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명륜진사갈비는 매각 절차를 이어가고 있지만, 딜 성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부업 논란 이후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히며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에서 조달한 저리 자금을 계열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 희망자에게 고금리로 대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의 비판이 집중됐다.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해 해당 대출의 적정성 문제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명륜당 측은 매각 이후에도 가맹점주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상생 방안을 추진하겠단 방침이지만, 시장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안으로 산업은행까지 국감장에 불려 나오면서 국책은행과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은 F&B 딜에 한층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인수한 JKL파트너스는 인수 직후 인천점에서 직원 과로사 사건이 발생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본사와 전 지점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한 데 이어 퇴직금 체불 신고까지 접수됐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제재나 개선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펀드 출자 구조도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펀드에 산재보험기금 등 공적자금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동자 보호 목적의 자금이 노동 논란 기업 인수에 쓰였단 비판이 제기됐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7월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 엘비엠(LBM)을 약 2400억원에 인수했다.
JKL파트너스는 해당 사안에 대해 LP들에게 적극 소명하며 사태를 수습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종 인수대금을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JKL의 후속 펀드 조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JKL파트너스의 위기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각 매장에서 반죽과 제조, 조리를 직접 진행하는 전형적인 노동집약적 구조를 갖고 있다.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으로 여겨져 시스템을 손대기도 쉽지 않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사례는 어떻게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시켜 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단순히 한 브랜드의 문제가 아니라, PEF 입장에선 후속 펀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점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문제"라고 했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과 공제회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노동 관련 이슈가 빈번한 섹터는 구조적으로 사회적 책임 리스크가 거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자를 주저하게 된다"고 했다.
정치권 압박에 흔들리는 프랜차이즈 딜
명륜진사갈비·런던베이글 진땀
PEF·LP 모두 투자 꺼리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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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1월 0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