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역대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 급감…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입력 26.01.29 15:58
4분기 영업익 전년동기比 39.9% 하락
美 관세율 인하에도 실적 발목 잡아
주가는 올해 초 대비 2배 수준 상승
올해 기술 투자에 17조원 투입 계획
  • 현대차가 미국 관세 여파와 글로벌 수요 둔화 등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해 지난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AI) 테마가 연초부터 부상하며 주가는 연일 고점을 기록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86조2545억원, 영업이익이 11조467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늘었고, 영업이익은 19.5% 줄었다.

    영업이익이 꺾인 데는 미국 관세가 영향을 미쳤다. 관세 비용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1조4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연말 기존 25%에서 15%로 관세가 낮아지며 그나마 손실 규모가 줄었다.

    실제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6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9% 줄었다. 관세 여파에 시장 경쟁 심화로 글로벌 판매가 3.1% 줄어든 영향이다. 매출액은 46조8386억원으로 같은 기간 0.5% 늘었다.

    하이브리드(HEV), 제네시스 브랜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확대로 평균판매단가(ASP)가 개선되고 환율 역시 우호적으로 작용하며 매출액을 보전했다. 영업이익률은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국내외 공장 투입 자금 등으로 3.6%에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25%의 관세율이 적용된 재고가 일부 판매돼 관세율 인하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라며 "현재 재고를 고려하면 올해 5월부터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연간 매출액 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6.3%, 6.2%로 기존에 제시한 가이던스를 충족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2025년 매출액 성장률 5.0~6.0%, 영업이익률 6.0~7.0%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적과 달리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지난 1월 2일 29만원대였던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5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스마트카 등 신흥 시장 공략에 주력하면서 몇몇 성과를 공개한 덕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최근의 주가 추이를 기술 투자에 대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올해 말 휴머노이드 메타플랜트 기술검증(PoC)을 시작할 계획이며, 이르면 같은 시기 스마트카의 데모버전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미래 기술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올해에만 친환경차, AI 등에 대한 R&D에 7조4000억원, 설비투자(CAPEX)에 9조원, 전략투자에 1조4000억원 등 총 17조8000억원을 쏟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서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5년간 77조원을 국내외 투자하기로 했다"며 "올해와 내년은 투자 규모가 가장 많은 시기"라고 했다. 이어 "미래를 위한 투자는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주가에도 기존 투자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주당 2500원의 배당도 실시한다.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연간 주당 최소 배당금 1만원을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배당은 앞선 1~3분기 배당 금액 7500원을 포함해 주당 1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에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한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도 진행한다. 회사는 앞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4조원가량의 자기주식을 매입하기로 했으며, 이번에는 4000억원 정도를 매입해 올해 중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