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우호 FI 차입 연장…신창재 회장–FI 갈등 변수는 IPO
입력 26.02.09 07:00
우호 FI 주식담보대출 2년 만기 재조정
잔여 FI 협상 정체지만 '낙관론'은 커져
생보사 업황 개선 속 IPO 기대 재부상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온 재무적투자자(FI)의 주식담보대출이 무리 없이 리파이낸싱되면서, 당분간은 신 회장 중심의 경영권 구도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과 갈등을 이어온 FI들과의 협상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교보생명을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사안이 해결 국면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분쟁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다시 주목하는 분위기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세어캐피탈은 이달 9일 86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증액해 약 90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대출로 리파이낸싱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 건이다. 

    코세어캐피탈은 지난해 3월 교보생명 지분 9.79%를 담보로 86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켰다. 펀드 출자자(LP) 몫을 정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당시 적용된 금리는 5.5%, 만기는 1년이었다. 이번 리파이낸싱 과정에서는 텀론(본 대출) 규모가 일부 축소되는 대신 이자 비용과 운용 자금 확보를 위해 한도대출(RCF)을 별도로 설정하면서 전체 차입금은 9000억원에 근접하게 됐다.

    이번 리파이낸싱은 무난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보생명을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이 부담 요인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신 회장과 FI 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더라도 상당 부분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신 회장은 우호 FI들을 통해 기존 분쟁을 정리하고 지주사 전환, IPO 등 경영 과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생명 측에서 어떤 방식이 우선순위가 있는지 공식적으로 밝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내외부에서는 IPO 추진 가능성이 높게 부상하고 있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교보생명은 지난해에는 일본 SBI홀딩스를 2대주주로 다시 맞이했다. 현재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34.96%며, SBI홀딩스(20.4%)와 코세어캐피탈(9.79%) 등이 신 회장의 우호주주로 분류된다. 금융당국의 허가도 변수로 꼽혔지만, 지난 연말 SBI홀딩스의 교보생명 지분 인수가 승인됐다.

    이처럼 교보생명을 둘러싼 대내외 변수는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신 회장 측과 EQT파트너스·IMM PE 등 잔여 FI 간 지분 매입 협상은 아직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해 일부 FI들이 엑시트에 나선 이후 신 회장 측이 금융사를 매개로 IMM PE와 EQT 등과 추가 협의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지만, 장기간 누적된 갈등 탓에 단기간 내 매듭짓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FI들 역시 현 시점에서 서둘러 매듭지을 유인이 크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갈등 장기화로 누적된 피로감과 법률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성급한 타협은 국민연금 등 주요 출자자(LP)의 이해관계를 감안할 때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분간은 기존 구도가 유지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 상황과 향후 전망을 감안해 법적 분쟁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보생명을 둘러싼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IPO 등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협상이 서서히 진전을 보일 것이란 낙관론도 적지 않다. 최근 생명보험사 주가 흐름과 업황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도 IPO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도 상당 부분 진행된 단계로,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어느 쪽에도 실익이 크지 않다"며 "길어도 2년 이내에는 사안이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IPO가 추진되면 해당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준이 되는 만큼, 실질적인 밸류 산정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