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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예정된 LG화학 정기 주주총회는 상징성이 큰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표결 전망만 놓고 보면 LG그룹 방어력이 여전히 견고해 보이지만 이미 많은 면에서 소수주주에게 협상력을 내어주고 있다는 관전평이 나온다. 주주제안이 통과할 가능성은 낮지만 압박 수단으로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LG화학은 영국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탈이 주총 의안 상정을 요구하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고 공시했다. 전일 회사가 팰리서 측 주주제안을 모두 주총 의안으로 올리면서 자동으로 소가 취하된 것이다. 다만 LG화학 이사회는 팰리서 주주제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선임독립이사 선임을 위한 정관 개정의 경우 LG화학이 주총 소집을 결의하면서 조화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취지 일부를 반영한 상태다. LG화학 이사회는 "이미 선제적 조치를 통해 거버넌스를 개선했다"라며 향후 "이사회와 주주간 소통을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취지에 일부 공감하지만 관련 법령에 규정이 없고 타사 사례도 없어 운영상 불확실성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관 개정을 전제로 제시된 권고적 주주제안에 대해서도 나름 합리적인 답변을 내놨다는 평이 나온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에 대해선 "단기 대규모 추가 매각 시 지분가치나 매각이익 훼손 가능성이 커 점진적 유동화가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보다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공시는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 영향이 커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심으로 경영 성과나 책임구조를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사회 반대 여부를 떠나 어차피 이번 주총에서는 팰리서 측 제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관 개정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표가 필요하다. ㈜LG가 보유한 LG화학 지분은 약 34.95%로 사실상 거부권을 쥔 구조에 가까워 2대주주 국민연금(8.31%)이 찬성하더라도 통과가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 팰리서 측 보유 지분은 1%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드러난 상황만 놓고 보면 이미 팰리서 측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둬갔다는 평이다. 주총이 열리기도 전에 이사회 운영 방식이나 주주환원 기조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율 격차를 감안하면 진짜 정관을 개정할 수 있다고 보고 전략을 짰을 가능성은 낮다"라며 "이사회 구성도 바꿨고, 예전 같으면 원론적 답변에 그쳤을 사안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대 의견을 받아낸 것도 성과로 볼 수 있다. 협상 구도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가 공개적으로 논리 대응에 나선 상황 자체가 추후 협상 레버리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제안이 통과하거나, 실제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더라도 공론화를 통해 회사 조치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화학은 팰리서가 낸 3가지 권고안 중 경영진 주식연계 보상제도를 올해 도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정기 주총은 일종의 리허설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협상 무게중심이 주주로 기울 거란 전망도 많다. 오는 9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시행되면 이사 선임 국면에서 소수주주 영향력이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집중투표제 자체는 이사 선임 방식을 바꾸는 제도이나, 소수주주가 이사회를 압박하고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는 계기로 받아들여진다.
증권사 화학 담당 한 관계자는 "어차피 권고적 주주제안이나 집중투표제 등은 직접 이사회에 개입하고 진출하는 목적보다는 협상용 카드에 가깝다"라며 "잡음이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종전보다 타협적으로 나가야 할 여지가 늘었다. 경영 성과나 주주 수익률이 크게 부진한 상장사의 대주주나 이사회는 협상력이 점점 줄어들 거고, 그게 싫으면 주주 가치를 올려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LG화학, 팰리서 주주제안 모두 정기주총 상정
㈜LG 지분 35%, 특별결의 통과 가능성 낮지만
이사회 변동·보상체계 개편 등 일부 성과 거둬
경영성과·주주 수익률 부진할수록 대주주 불리
㈜LG 지분 35%, 특별결의 통과 가능성 낮지만
이사회 변동·보상체계 개편 등 일부 성과 거둬
경영성과·주주 수익률 부진할수록 대주주 불리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2월 26일 15: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