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이 인공지능(AI)·반도체 밸류체인에 올라탈 수 있는 첨단소재 기업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단계적으로 확보하게 될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재원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투입하기 위한 고민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현재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첨단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동박적층판(CCL)을 비롯해 반도체 패키징이나 기판, 고기능 절연소재 등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에 직접 연계되는 소재 사업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룹 차원에서 AI 중심으로 사업 재편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LG화학 역시 기존 성장축 한계를 돌파할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2035년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원을 투입해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존 사업 재편 방향을 AI 시대 첨단소재 중심으로 구체화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내부 R&D만으로 단기간에 사업 체질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배경이 LG엔솔 지분 활용 논의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향후 수년간 LG엔솔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인 만큼 약 10조원 안팎의 현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재원을 단순 주주환원에 쓰기보다는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계획된 AI 인프라와 반도체 투자만 민관을 합쳐 수천조원에 달하는 만큼 LG그룹뿐 아니라 LG화학도 흐름에 올라탈 확실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방 산업에 막대한 투자가 이어질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소재 산업 역시 장기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른 대기업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작년 11월 신학철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에 취임한 김동춘 대표의 이력도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LG화학에서 IT·전자재료 등 첨단소재 사업을 이끌었던 인물로, 석유화학 구조조정 이후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AI·반도체 등 첨단소재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책을 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련 자산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어 실행이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작년부터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막론하고 반도체 소부장 업체 M&A를 검토하는 움직임들이 늘었지만 유의미한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는 실정이기도 하다. AI 밸류체인에 이미 자리 잡은 소재 기업들이 성장성을 인정받으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자문시장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보다 긴 안목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대기업 M&A 장점인데, 진입가격이 너무 높아지면 결국 향후 성과를 입증하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며 "내부 R&D만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M&A에 나서는 건데, 좋은 자산들은 벌써 가격 부담이 커져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력 2026.07.16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7월 15일 07:00 게재
전방 AI·반도체에 예정된 투자금만 수천조 단위
CCL·반도체 패키징 등 AI향 첨단소재 M&A 검토
R&D만으론 한계 큰데, 이미 오른 몸값이 부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