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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PE)가 조직 재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시니어급 인력 영입과 주니어 채용을 동시에 추진하며 투자 실행력 복원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순한 인력 보강을 넘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성과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앵커PE는 최근 서상준 전 EQT파트너스 서울사무소 인프라 부문 대표 영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 전 대표는 EQT의 한국 인프라 투자를 총괄하며 존재감을 보여온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단기간 경업금지 기간 종료 이후 앵커PE 합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서 전 대표의 복귀 추진은 최근 앵커PE를 둘러싼 분위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력 이탈로 조직이 흔들렸던 상황에서, 외부 시니어 영입을 통해 무게감을 다시 세우려는 시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앵커PE는 최근 1~2년 사이 핵심 인력 유출이 이어졌다. 창립 멤버인 위세욱 부대표를 비롯해 주요 투자와 회수를 담당하던 이귀현 전무 등이 회사를 떠났고, 중간 허리와 주니어급 인력까지 연쇄적으로 이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주니어 인력은 위세욱 부대표가 준비 중인 신설 운용사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인력 이동을 넘어 하우스의 실행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한 국내 LP 관계자는 "앵커PE는 작년 LP들 사이에서 내부 상황이 더 많이 회자됐던 하우스"라며 "실제 투자나 엑시트보다 조직 이슈가 더 크게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상준 전 대표 영입 추진은 내외부적으로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조직 재건을 위한 카드라는 해석과 함께, 외부 인사 영입으로 기존 체계를 다시 짜려는 신호로 읽히는 까닭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앵커PE를 둘러싼 분위기를 두고 다소 자조적인 표현도 흘러나온다. 사모펀드 업계 주니어들 사이에서는 'MAGA(Make Anchor great again)'라는 농담이 회자된다는 전언이다. 조직 재건 기대를 담은 농담이지만, 동시에 과거 대비 위상이 흔들렸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실제 성과에 더 쏠려 있다. 앵커PE는 최근 시니어 영입과 함께 주니어급 채용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안상균 대표가 직접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빠져나간 실무 인력을 빠르게 보충하고, 딜 실행 기반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조직 재건과 별개로, 포트폴리오 성과를 둘러싼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일부 자산에서는 회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업체 단비교육은 지난해 말 경영권 지분 75%를 약 4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PE는 2020년 단비교육을 인수한 뒤 IPO를 추진했지만, 업황 부진과 성장 둔화로 전략을 매각으로 선회했다. 무난한 회수지만 기대감 대비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전기 사례에서는 리캡을 통해 일부 자금을 조기 회수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차입을 일으켜 배당 형태로 자금을 회수한 구조다. 전통적인 엑시트(매각) 대신 중간 회수 전략을 활용한 사례다.
올해 들어서는 닥터애그와 현진그린밀 등 식품 계열 포트폴리오도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앵커PE는 해당 자산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며 현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문제는 회수가 순조롭지 않은 자산들이다. 핵심 투자자로 있는 컬리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실적 개선으로 IPO 재추진 명분은 확보했지만, 투자자와 발행사 간 밸류에이션 눈높이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과거 상장 추진 과정에서도 주요 투자자였던 앵커PE의 높은 몸값 요구가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향후 협상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라인게임즈는 더 복잡한 상황이다. IPO 실패 이후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투자자와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앵커PE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법적 대응에도 나선 상태다. 최근 라인 측의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으로 추가 자금 부담과 지분 희석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앵커PE의 최근 행보를 '확장'보다 '재정비'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내부 체계를 정비하고 성과 기반을 다시 다지는 단계라는 분석이다.
관건은 이 리빌딩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한 글로벌 사모펀드 관계자는 "최근 앵커PE가 사람을 채우는 단계는 어느 정도 진행된 것 같다"면서도 "주니어들 사이에서는 리빌딩 이후 앵커PE가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 나설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입력 2026.03.30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3월 25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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